어린이를 거부하는 영업장이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친절할 리 없다. 노키즈존을 줄여가는 건,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첫걸음인지도 모른다. 그런 세상은 결코 한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 자세한 기사 보기 ▶
아이들이 노키즈존이라는 네 글자를 처음 알게 된 날을 똑똑히 기억한다. 어린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되도록 늦게 알았으면 하는 단어가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노키즈존이었다. 스스로가 차별받고 있음을, 배제당하고 있음을 최대한 오랜 시간 동안 몰랐으면 했다. 아이들에게 이 세상은 무엇이든 해도 되고, 어떤 꿈도 꿀 수 있는, 열린 곳이기를 바랐다. 이런 내 꿈은 저 한 마디로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노키즈존은 아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을 말해.""차별... 맞아."나는 차마 너희들이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라서 거부당하는 거라는 말을 더할 수가 없었다.제주에서 십 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5~6년 전쯤 우후죽순 노키즈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인들에게 물으니 부모들이 아이들을 잘 살피지 않는다, 아이가 소품을 망가뜨렸다 등 대동소이한 이유가 튀어나왔다.
수년간 장사를 해보니 세상에는 개념 없는 보호자도 많았지만, 개념을 완벽히 장착한 나머지 돈을 냈음에도 제대로 시공간을 누리지 못하는 보호자 역시 많았다. 가뜩이나 아이 키우기 어려운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매순간 고군분투하는데, 마음 편히 밥도 차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내가 편하자고 차마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제주에는 유독 어린 자녀를 데리고 여행을 온 관광객들이 많다. 어린아이들이 갑갑한 비행기 안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한두 시간 정도. 제주가 이들이 선택하기에 알맞은 관광지인 것이다. 하지만 위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는 이들에게 그리 친절한 곳이 아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거부당해, 한참 먹고 쉴 장소를 찾아 헤맸다는 사례는 심심찮게 들려온다.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입장인데도, 이를 조례로 금지하려는 시도에 적잖이 놀랐다. 조례안이 강제성은 없지만 통과될 경우 전국 최초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갑론을박이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에는 아직까지 노키즈존을 아동 차별보다 영업자의 권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노키즈존이 아동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했음에도. 십 년째 장사를 하면서 느낀 건, 어린이들만 영업장에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들보다 훨씬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들, 하인 대하듯 영업자를 하대하는 손님들, 시설을 함부로 이용하고 타인에게 불편을 끼쳐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어른들을 수없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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