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외전] 숙군 레이더에 겹겹이 걸려든 독립운동가
일본이 한국 지배에 사용한 무력기구 중에서 주한일본군은 해방 뒤에 철수했지만, 일제 경찰은 그렇지 않았다. 경찰 조직에는 한국인이 많았고, 이들은 해방 뒤에도 임지에 남았다. 경찰은 잔존했지만 군대는 그렇지 않은 이 상황에서 미군정은 한국군 조직을 서둘렀다. 과거 전력을 문제 삼지 않고 남조선국방경비대의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것이 미군정의 입장이었다.
위와 같은 청년들을 좌익 빨갱이로 규정하는 미군정과 친일세력의 숙청 작업은 미군정 때 시작돼 이승만 정권 때까지 진행됐다. 두 시기의 숙군 작업에 이리저리 다 걸린 인물이 있다. 백범 김구와 약산 김원봉이 이끄는 한국광복군에서 대대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오동기가 그런 얄궂은 운명의 피해자가 됐다.1946년 2월 6일자 2면 우상단은 이틀 전에 광복군 일부가 입국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오동기가 귀국단장이라고 보도했다. 광복군의 지도자급 인물이라는 점이 이런 데서도 나타난다. 오동기는 감찰감 재직 당시 좌파 숙청에도 가담했다. 위의 논문은 일본군 대위 출신의 국방경비대 대위이자 좌파 활동가인 김종석을 거론하는 대목에서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의 을 근거로 이렇게 설명한다.이처럼 좌파 숙청에 참여했던 오동기도 결국에는 좌파 숙청의 올무에 걸려든다. 미군정의 좌파 숙청 레이더에 걸려들었다가 얼마 뒤 출범한 이승만 정권에 의해 구속됐다. 두 정권의 숙청 작업에 다 걸려든 것이다.
이렇게 본격화된 숙군 작업이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이승만 정권에 인계된 직후에 발생한 현대판 역모사건이 오동기와 최능진 등이 관련된 혁명의용군 사건이다. 최능진은 소련군이 싫어서 월남한 우파 독립운동가다. 1948년 5·10 총선 때 무투표 당선을 추진하는 이승만에게 타격을 줄 목적으로 서울 동대문갑구에 입후보하려다가 실패한 일도 있었다. 좌파가 아닌 인물들이 좌파 집중단속 기간에 걸려든 것이다. 이들이 분단에 찬동했다면 쉽사리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다. 그러나 미군정과 친일파들에게 맞서는 세력이 오동기에게 접근할 움직임을 보였던 것은 사실인 듯하다. 위 노영기 박사논문은 정용욱의 제10권을 근거로"미군방첩대는 1948년 4월경에 이미 혁명의용군사건이 발생할 것을 예상했다"라며"혁명의용군 사건이 발발할 무렵 그들의 목표가 국방경비대에 침투하는 것이며 주요 대상은 오동기를 통해 침투하려는 것이며 한국방첩대가 조사하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미군방첩대가 주시하고 있었던 움직임이 정부수립 직후에 혁명의용군 사건으로 구체화됐던 것이다.오동기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되고 최능진 등에게도 징역이 선고됐다. 미군정이 1947년 하반기부터 남북분단 반대세력을 군대에서 몰아내는 흐름 속에서 오동기 같은 군인들이 혁명의용군 사건으로 숙청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오동기 등이 실제로 그런 계획을 세웠을 수도 있지만,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필요에 의해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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