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플랜 A] 생산을 줄이느냐, 폐기물만 관리하느냐: INC-5의 갈림길
11월 25일, 가로 30m, 세로 24m 길이의 거대한 눈 모양 깃발이 부산 요트경기장 위에 떠올랐다."Governments, The world is watching. Cut plastic production Now! "라고 쓰인 깃발은 총 6472명의 세계 시민의 초상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거대한 눈이 응시하고 있는 곳은 INC-5, 즉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회의장이었다.
분명한 것은,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냈음에도 인간이 완벽히 없애는 법을 알아내지 못한 물질이기도 하다. 곤란한 상황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연을 극복하는 것이고, 하나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둘러싼 많은 갈등은 크게 보자면 이 두 가지 원칙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지금까지의 인류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위험을 관리하자는 주장과, 인간의 한계를 인정한 채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자는 주장 중 전자의 주장을 택해왔다. 이번 플라스틱 협약 과정에서 나온"플라스틱 자체가 아닌 오염이 문제"라는 표현은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인류의 행위를 통한 편익은 유지하면서도 위협을 인간의 통제 속에 둘 수 있다는 믿음은 꽤 오래 이어져 온 믿음이다.
여성주의자이자 과학철학자인 도나 해러웨이는 이 사실을 지적하며 '쑬루세'를 제안했다. 인류가 멸종시킨 수많은 생물과 지질학적으로 미친 영향을 강조하며 '인류세', 즉 인류가 만든 지질 시대를 뜻하는 표현이 등장했다면 '쑬루세'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컫는 표현에 가깝다. 쏠루세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도전이 아니라, 인간도 하나의 유기체로서 썩어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건 또다시 시간의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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