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 지원사를 꿈꾸는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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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보조인으로서 장애인과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20대의 이야기

오는 길 내내 불안하더니 도착하자마자 확신했다.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활동 보조인 교육 기관에서의 첫날, 내 머릿속에는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돈 벌려고 시작한 일 50여 명이 모인 교육장은 왁자지껄했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친근하게 인사도 나누고 번호도 교환한다. 이게 더 산 사람들의 짬밥인가 싶었다. 대부분 50,60대였고, 나는 유일한 20대였다. 호기심 어린 시선이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어머, 아기가 왔네?' '아기가 이 힘든 일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 지나가는 사람마다 내게 던진 첫마디였다. 그래, 누군가의 손과 발이 되는 건 힘든 일이다. 사실 인생에서 ' 장애인 활동 지원사'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엄마뻘, 많게는 할아버지뻘 되는 분들과 동기라는 사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15만 원이라는 교육비도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적잖이 '아까운 돈'이었다. 지금도 또래 친구들은 묻는다.

왜 장애인 활동 지원사를 하냐고. 사명감 때문이냐고. 아니, 솔직히 돈 벌려고 시작했다. 처음엔 그리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선택이었을 뿐이었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교육 기관에 모인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5일간 같은 자리에 앉아 서로 친해지면서 알게 된 건, 많은 이들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찾으러 왔다는 것이다. 짝꿍이었던 연변 출신 이모(62년생)는 오랫동안 식당과 공장에서 일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자리를 구하는데 제약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렇게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모였다. 그리고 사실 이런 태도는 장애인들이 가장 원하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건 '봉사'가 아닌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글을 써 내려가는 지금, 시각장애인 선생님과 함께했던 5번의 동행 길이 스쳐 지나간다. 적어도 지금은 이용자에게 든든한 '삶의 아군'이 되고 싶은 활동 지원사다. *장애인 활동 지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활동 보조인 교육기관에서 40시간의 이론 및 실기교육과 활동 지원기관에서 10시간의 현장실습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만 18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다. 활동지원사는 장애를 알아야 한다 수업 첫날, 휠체어를 탄 한 중증장애인 강사가 우리 앞에 섰다.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그는 안면근육과 양손 엄지가락만 움직일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두 번째 장애인이었다.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그림 하나를 보여줬다. 두 손이 뒤로 묶인 한 노인이 젊은 여인의 젖을 빨고 있는, 다소 외설스럽고 낯 뜨거운 그림이었다. 강사는 무엇이 보이냐며, 우리의 표정을 찬찬히 살피듯 꽤 시간을 들여 답을 유도했다. 처음에는 노인과 여자의 부도덕한 애정행각으로만 보였다. 그러나 다시 보니,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다. 여인의 시선은 다른 방향을 향해 있었고, 철장 너머 그들을 훔쳐보고 있는 두 간수가 있었다. 뼈만 남은 노인의 앙상한 몸과 희끗한 머리카락도 눈에 들어왔다. 그림은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1577~1640)의 명작 이었다. 역모죄로 붙잡혀 굶겨 죽이는 형벌을 받은 아버지에게 딸이 몰래 젖을 먹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알고 보면, 막장 포르노가 아닌 부모를 향한 자식의 지극한 효심이 담긴 작품이었다. 그림의 본질을 알고 나자, 편견은 싹 사라졌다. 아마 강사가 말하고자 했던 건, 장애를 '알고 대하는 것'과 '모르고 대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물론 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삶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장애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행동과 단어가 차별을 내포하는지 헷갈릴 때도 많다. 강의 내내 강사들이 어떻게 장애인이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를 들으며, 수강생들이 쏟아낸'어휴','쯧쯧','안됐다' 등의 탄식들도 잘 몰라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활동 지원사로서 장애인과 동행을 시작한 이상, '몰라서'라는 말로 끝내서는 안 된다. 모르면 물어보고, 같은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는 것. 이것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제대로 연대할 수 있는 첫걸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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