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농촌마을에서 벌어진 일... 포승줄에 묶인 형님을 다시 보지 못했다 함양양민희생자_유족의_기억을_기록하다_⑤ 주간함양 하회영
경남 함양 수동면 치라골은 지리산과 덕유산, 감악산 등으로 빨치산들이 근거지를 옮겨 다니는 경로와 접해있는 작은 농촌마을이다. 빨치산들은 지나다니며 총칼로 주민들을 위협해 가축과 곡식을 약탈해갔다. 그즈음 경찰은 빨치산이 마을에 들어오면 지서에 신고하라고 했으나 경찰서와 멀리 떨어져 있던 치라골 사람들은 치안혜택을 받지 못한 채 괴롭힘을 당했다.
이후 9월 19일 새벽 수동지서 주임 최홍식과 경찰, 청년단원들은 수동면 죽산리 치라골에 들이닥쳐 18명의 마을주민을 호명하여 수동지서로 끌고 갔다. 연행된 마을주민들은 함양경찰서로 넘겨진 뒤 취조를 당했으며 이후 국군에게 인계되어 9월 21일경 이은리 당그래산에서 사살 당했다. 연행된 18명은 주로 20~30대 남성이었으며 남편의 부재로 대신 잡혀간 여성 1명이 포함돼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후 유족들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희생현장을 찾아 갔으나 경찰의 제지로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 또한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바로 마을을 비우라고 해서 주민들은 아랫마을로 이주했다가 이듬해 봄에 마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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