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중 가장 싫은 주말, 이렇게 쓸쓸할 수가 한국_100대_명반 종이_달 좋은_노래 들국화 오후만_있던_일요일 김혜원 기자
열일을 하던 때는 몰랐다. 주말이 이렇게 한갓진 것인지를. 기쁨과 약간의 두려움이 공존해 있지만 온몸의 세포들이 그나마 늘어지며 재충전을 하는 날들인지를. 물론 전업작가로 살 결심을 하면서 종종 주말에도 데드라인에 맞춰 글을 써야 하긴 해도 지금 느끼는 주말의 감성은 이전과는 분명 결이 달라진 것이었다.
그렇게 여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있던 차, 얼마 전 접하게 된 한 드라마 시리즈는 잊고 싶었던 그 옛날의 내 모습을 소환해 왔다. 끝간 데 없이 쓸쓸하고 외로운... 그래서 궁극엔 주변의 모든 것이 지워져 나 홀로인 것 같은 착각.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에서 흘러나오던 노래 때문이었다.나는 노란 풍선처럼 달아나고 싶었고나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 한없이 걸었고주인공 김서형의 건조한 얼굴을 감싸듯 흘러나오는 노래.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신인가수의 목소리에 얹혀 수채물감으로 풍경을 그리듯 담담하게 이어지는 노래. 내게는 들국화의 연주와 목소리로 더 익숙한 '오후만 있던 일요일'이었다.
금융기관에서 5년여 근무를 하고 돌아간 방송 스튜디오. 그렇게 원하고 다시 돌아오고 싶었던 자리였지만 역시나 그곳은 정글이었고, 삶의 현장이었고, 열악한 노동의 강도가 이어지는 곳이었다. 누구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정작 트렌드를 누릴 수는 없는 직업군이기도 했다. 수입은 이전과 비교해 3분의 1토막이 났고 주말도 없이 일하는 시간이 이어지니 이러다 지레 나가떨어질까 싶은 두려움이 간혹 몰려오기도 했다. 노래는 어느 시간, 어떤 장소에서 듣느냐에 따라 완벽하게 다른 감성을 입을 수 있단 걸 불현듯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처음 들었을 때는 그렇게 나른하고도 아름답던 노래가 쓸쓸해도 이렇게 쓸쓸할 수 없는 노래로 탈바꿈 됐던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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