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핵심 인사가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과 일본군 격전지였던 태평양 티니안섬에 일본 자위대가 상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은 16일 일본경제연구센터와 일본국제문제연구소에서 개최한 ‘후지산 모임’ 토론회에서 서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16일 일본경제연구센터와 일본국제문제연구소에서 개최한 ‘후지산 모임’ 토론회에서 서태평양 북마리아나제도 미국령 티니안섬에 있는 미·일 공동 훈련장과 관련해 “일본이 일정 비용을 부담하고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싶다”며 “이렇게 되면 자위대 상주 부대를 미국에 두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조회장은 자민당 정책을 조정하는 직책으로 간사장, 총무회장과 함께 ‘당 3역’으로 불리는 요직이다. 오노데라 정조회장은 아베 신조 2차 정부 때 두차례 방위대신을 지낸 이 분야 전문가다.
일본과 미국은 주일 미군기지가 일본 오키나와현에 집중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일 미군 재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미 해병대 병력 일부를 오키나와에서 미국령 괌으로 옮기는 과정에, 괌 그리고 괌과 가까운 또 다른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 티니안에 자위대와 미군이 함께 쓰는 훈련장을 정비한다는 계획이 있다. 오노데라 정조회장의 구상은 이때 일본 정부가 훈련장 운용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대신 자위대가 이곳을 훈련 때만 일시적으로 쓰는 게 아니라 아예 일부 부대를 상주시킨다는 것이다.오노데라 정조회장은 이 안이 실현되면 “ 처음으로 반대 의미의 일-미 지위협정을 요구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도 의미를 부여했다. 미·일은 동맹을 맺고 있지만 현재 미국만 일본에 군을 주둔하고 있고 미-일 지위협정도 미 주둔군에 관한 내용만 있다.
지난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미-일 동맹을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오노데라 정조회장의 발언도 이시바 총리의 이 지론과 맥이 닿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리의 지시에 따라 자민당이 오노데라 정조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직을 구성해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미 지위협정 개정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사이판과 함께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에 속한 티니안섬은 일본 도쿄에서 남쪽으로 2300㎞가량 떨어진 서태평양에 있다. 1차 대전 때 일본이 당시 독일령이었던 티니안을 점령해, 일본군 기지가 있던 곳이다. 태평양전쟁 발발 뒤 미국은 일본 본토를 폭격할 비행기가 발진할 수 있는 이 섬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해 1944년 점령에 성공했다. 1945년 8월 미군 B-29 폭격기가 이 섬에서 이륙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하지만 일본의 패전 뒤 미·일이 동맹 관계가 되면서 이 섬은 미군과 자위대 연합훈련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2016년 미군과 자위대 연합훈련인 ‘킨 소드’가 이곳에서 열렸으며, 일본은 대규모 상륙훈련 장소로 이곳의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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