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단 하루의 호사, 대게 먹는 날 겨울별미 가족여행 구룡포대게 1일1식 소식좌 김혜원 기자
위장은 참 희한하고도 정직한 장기다. 사춘기 시절엔 뭘 먹어도 먹는 대로 소화를 시키고, 또 돌아 앉으면 허기를 느끼게 만들더니 소식을 하기로 마음먹은 후부터는 조금만 적정 량을 초과한다 싶어도 자꾸만 신호를 보내곤 한다. 하지만 그 신호가 트림이라는 게 문제다. 명치끝부터 올라오는 트림이 시작되면 '어이, 주인 양반 이제 그만 좀 먹지?'라는 위장의 아우성 같아서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니까.
이런 나도 일 년에 단 하루, 경고의 소리를 무시하고 '에라이!~~' 하는 마음으로 위장을 최대한 오픈하는 날이 있다. 바로 동해안의 명물 '대게'를 먹는 날이다. 대게는 값도 값이지만 잡을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제철에 살이 꽉 찬 대게를 먹으려면 일 년을 기다리는 수고로움도 감내를 해야 한다. 육식을 즐기지 않는 대신, 해산물이라면 없어서 못 먹는 나이기에 겨울에서 봄 사이 우수 절기가 다가올 무렵이면 대게를 먹을 생각에 마음마저 설레곤 한다. 아무튼 그렇게 대게에 입문을 하고 나니, 사람이 참 간사하고, 입맛은 더 간사한지라 제법 먹을 만했던 대체재 홍게가 눈에도 안 들어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정경제를 생각하면 맛있다고 마음껏 먹는 건 안 될 일이었다. 내가 선호하는 박달대게는 대게 중에서도 그 가격이 더 비싸기에 말이다.그래서 정한 규칙이 바로 '일 년에 하루, 대게 여행'이었다.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대게 산지를 찾아 세 식구 모두 함께 오붓하게 대게를 먹으러 가는 여행이다. 여행이래 봤자 집을 나서서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한 다음 대게를 먹고 돌아오는 것이 다이지만, 이 하루는 내게 너무 소중한 스케줄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역시 박달대게였다. 한 마리에 16만 원이나 하는 이 무시무시한 녀석을 호기롭게 3마리 고른 후 남편은"큰 거 한 마리 더 할래?"라는 말로 목소리에 힘을 주는 거였다. "아니, 그거 다 못 먹을 걸?" 말이야 그렇게 했지만, 대게라면 나도 '소식좌'가 아닌 '중식좌', 내지는 '대식좌'도 될 수 있다는 걸 남편도 익히 간파하고 있는 걸 알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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