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만석동 일대가 한때 '똥바다'라 불린 이유 만석동 똥_바다 북성포구 화수부두 만석부두 이영천 기자
공간은 성쇠한다. 만석동 일대, 한때 흥성했으나 고단한 쇠락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항·포구도 그렇다. 화수부두, 만석부두, 북성포구다. 매립으로 밀려나거나, 큰 공장에 가려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시인 이한수는 라는 시로 아픈 만석동을 쓰다듬는다. 생활하수와 공장에서 무단으로 방류된 폐수가 바다와 갯벌을 괴롭혔다. 그래서 '똥바다'다. 온통 아픔으로 점철되었다. 바다를 아픔으로 떠안아야만 했던 낙원구 행복동 삶에 가슴이 아리다.어민이 모여 마을을 이뤘다. 물이 자주 넘쳐 '무네미'라 불렀다. 여러 갈래 깊은 갯골은 고기잡이하는 작은 목선이 정박하기에 맞춤이었다. 이곳이 점차 포구로 번성한다. 1879년 인천 앞바다에 출몰하던 이양선을 방어하기 위해 군영 '화도진'을 만들면서 마을 존재가 드러난다.한적한 포구가 언제 부두가 되었는지는 불명확하다. 개항 이후 제물포에서 밀려난 어선이 이곳으로 옮겨 오면서 포구가 활성화한다. 일제는 인천항 건설과 함께 간석지를 노린다. 만석동 일대는 물론 송현동, 화수동 해안을 무작위로 메워버린다. 그 자리에 공장을 짓고, 원료와 상품을 취급할 부두를 만든다. 화수부두도 이즈음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이 부두들이 1974년 인천항 완공 때까지 적체 화물을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 부두들 운명도 항·포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인천항 축조와 북항의 등장, 공장이 바다로 넓혀지거나 옮겨가면서 모두 사라져 버린다.한때 대기업에 속했던 대성목재가 만석동에 있었다. 만석비치타운 아파트 자리다. 1936년 설립된 조선목재공업이 전신이다. 이 회사 원목 저목장이 만석동 앞바다에 있었다. 이곳에 외국에서 들여온 거대한 원목이 둥둥 떠 있었다. 화수부두가 연료용 목재 부두였다면, 이곳은 건축 및 가구용 목재 부두인 셈이다. 일제 강점기 조직적인 노동운동이 만석동 중심으로 일어났음을 당시 소설이 증언하고 있다. 부평이 배경인 유동우의 이 1970년대를 장식했다면, 1930년대 만석동에는 강경애의 가 있었다. 소설은 작가의 체험기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적나라하다.일제 강점기 동양방적이 소설의 무대로, 나중 동일방직으로 바뀐다. 1978년 동일방직에서 일어난 일명 '똥물 사건'은 그 시대 노동운동을 대표하던 상징적 사건이다. 1970~1980년대 우리 근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인천지역 노동운동' 유전자는, 일제강점기 강렬하게 저항했던 만석동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북성포는 여러 갈래 갯골이 흘러드는 만이었다. 이 갯골을 통해 어선이 드나들며 자연스레 마을이 형성되어 북성포라 불렀다. 그러나 강제 병합을 전후해 북성포 갯벌이 일제 손에 매립되면서 이름마저 만석동으로 바뀌고, 북성포는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다.북성동이란 이름을 되찾은 건 해방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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