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30분쯤 행사가 끝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곧바로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31층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바이오로직스·롯데헬스케어(바이오), 롯데정보통신(메타버스), 롯데케미칼(수소·소재), 롯데정밀화학(수소), 롯데알미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소재) 등이 연관 계열사다. 재계와 금융투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 D씨는 '이와 관련해 내부에서 계속 고심 중'이라며 '신 회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올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즈음에는 (매각 대상의) 윤곽이 나올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롯데 연구 관심 2015년 7월 24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창조경제센터의 발전 방향과 지원 강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 행사가 끝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곧바로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31층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자리를 옮겼다. 이 비공개 회동은 삼성과 롯데 간 ‘석유화학 빅딜’의 시작이었다.
이재용-신동빈 회동 3개월 후 빅딜 롯데는 같은 해 10월 29일 삼성의 세 개 회사를 2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불과 3개월 만에 국내 화학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당시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와병 중인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앞서 2014년 11월 화학·방산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바 있다. 삼성이 화학에서 손을 떼고 싶어 한다는 것을 간파한 롯데 측이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 매각을 먼저 제안했다.이 거래는 서로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롯데엔 유통‧식품과 더불어 화학을 ‘주력 투 톱’으로 세우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스스로도 “삼성 3사를 더하면서 석유화학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고 평가한다. 현재는 수익성 악화, 설비투자 부담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이후 롯데케미칼은 수퍼 사이클을 맞으면서 연간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으로서도 사업구조 재편을 서두를 수 있었다. 이재용 회장은 미래 구상 메시지를 명징하게 내놨다. 그는 화학‧방산 계열사 매각에 대해 “회사를 판 것이 아니라 각 회사에 베스트 오너를 찾아주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삼성의 비주력 계열사로 존재하기보다는 새 주인과 함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수소 사업은 롯데가 꼽는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다. 그 배경이 암모니아 사업 경쟁력이다. 암모니아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의 원료 역할을 하는데, 롯데정밀화학은 동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 기업이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70%. 롯데정밀화학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64년 설립한 한국비료가 모태다. 그리고 비료의 주원료가 암모니아다. ‘롯데의 미래’에 이병철 창업회장이 60년 전 창립한 회사가 든든하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병철-신격호 두 사람의 첫 인연은 각별했지만, 나중엔 경쟁의식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명예회장은 회고록에서 이 창업회장과 일본 와세다대 동문, 한국경제인협회장과 재일 기업인 자격으로 만나면서 인연을 키웠다고 밝혔다.하지만 두 사람은 1982년 정부가 조선호텔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롯데는 롯데호텔과 가까운 거리에 있던 조선호텔 인수에 눈독을 들였는데, 이 창업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이 주도해 삼성이 인수했다고 한다. 나중에 신 명예회장이 이병철 회장을 찾아가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것이다.
이후 신 명예회장은 호텔에 공급하는 전자제품을 삼성전자의 라이벌이었던 금성사에서 주로 구매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다만 후계자인 신동빈 회장과 이재용 회장은 연 1~2회 따로 만나서 식사하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롯데호텔 측은 이에 대해 “과거 일은 확인이 어렵고, 현재 상황에 맞춰 여러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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