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메리퇴진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 이후, 시민단체, 농민, 장애인을 거쳐 전국 곳곳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에게도 응원봉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새로운 동지를 느끼며 고공 농성, 단식 등 극한 투쟁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메리퇴진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12·3 내란 사태 이후 이어진 ‘ 응원봉 연대’가 시민단체, 농민, 장애인을 거쳐 전국 곳곳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파업 이후 470억원 넘는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조선소 하청 노동자, 고용승계를 위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 공장 노동자,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 등의 투쟁 소식이 공유되며 투쟁기금 후원, 탄원서 작성, 노동자 집회 참여 안내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조아무개(26)씨는 최근 전국농민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추진위원회에 이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도 후원금을 보냈다.
조씨는 “탄핵 집회에 자주 가지 못해 부채감이 있었는데, 집회에 앞장선 단체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탄핵 집회와 남태령 집회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가장 앞에 서서 길을 만들어오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외로운 투쟁을 이어왔던 노동자들은 ‘새로운 동지가 생긴 기분’이다.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경북 구미 공장 옥상에서 1년 가까이 박정혜·소현숙 두 노동자가 농성 중인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도 ‘남태령 투쟁’ 뒤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농성장에 투쟁 지원 물품이 택배로 도착하는가 하면, 옥상 농성자들에게 보낼 생수 상자를 직접 들고 나타난 젊은 여성도 있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최근 이틀만 해도 350명가량이 ‘저의 1시간 시급입니다’, ‘연대합니다’ 등의 입금자명으로 후원을 해주셨다”며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인데 저희 투쟁에 귀 기울여주신다는 것 자체가 고공에 있는 저로서는 든든한 동지들이 생긴 기분”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12월 정리해고 당해 3년째 복직 투쟁 중인 세종호텔 노동자들이 재정사업으로 벌이는 김 판매도 최근 부쩍 판매량이 늘었다. 허지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사무장은 “그동안은 노동조합끼리 서로 응원하며 후원하곤 했는데, 지금은 ‘세종대 졸업생’, ‘호텔 종사자’, ‘집에서 웹툰보기 연합’ 등의 이름으로 후원금이 계속 들어온다”며 “고공농성, 단식 등 극한 투쟁을 하는 쪽으로 관심이 많이 갈 줄 알았는데 저희처럼 장기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연대해주시는 게 놀랍고 감사하다”고 했다.불법이나 폭력 이미지가 덧씌워졌던 ‘노동조합’과 ‘노동자 투쟁’에 대한 인식도 전환되고 있다. 이들을 ‘먼저 싸우고 있던 사람들’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를 비롯한 투쟁 사업장들에 후원했다는 김별샘(35)씨는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시민들이 그동안 느껴온 일상의 자유와 권리를 뺏길 수 있었다는 걸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계엄 이전부터 일상을 빼앗긴 동료 시민의 존재를 발견하고 함께하자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탄핵 집회에서 ‘학교 급식 노동자의 꼬치 어묵 나눔’ 등으로 참여한 유혜진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은 “울컥했던” 경험을 전했다. “지난주 토요일 집회에서 민주노총이 차선을 넓히면서 행진했거든요. 한 시민분이 대열 안으로 들어오면서 ‘집회 대오에 못 들어와서 비켜서 있는 느낌이었는데 함께 설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며 눈물을 흘리셨어요. 시민들이 가장 소중한 응원봉을 들고 오는 것처럼 다들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이 있잖아요. 그 마음이 통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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