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김새론을 지키지 못했나

대한민국 뉴스 뉴스

우리는 왜 김새론을 지키지 못했나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hanitweet
  • ⏱ Reading Time:
  • 48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3%
  • Publisher: 53%

이번 화는 필자의 요청으로 고 김새론 배우를 기억하는 회차로 진행합니다. 작은 손으로 얼어붙은 땅을 판다. 할 수 있는 한 깊게, 깊게도 판다. 충분히 우묵해지자 그 안에 들어가 이불을 덮듯 흙으로 몸을 덮는다. 이내, 얼굴까지 파묻어버린다. 하지만 죽기란 살기보다 어

작은 손으로 얼어붙은 땅을 판다. 할 수 있는 한 깊게, 깊게도 판다. 충분히 우묵해지자 그 안에 들어가 이불을 덮듯 흙으로 몸을 덮는다. 이내, 얼굴까지 파묻어버린다. 하지만 죽기란 살기보다 어려운 것. 이내 “푸-” 숨을 내뱉고 잿빛 하늘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망울이 어스름히 빛난다.

우리는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김새론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원빈의 든든한 전완근으로서, 배두나의 조심스러운 포옹으로서, 어떤 식으로든 그 가여운 것을 구해냈고 안심하며 영화관을 나왔다. 그래서 나는 영화 위안부 피해여성을 그린 ‘눈길’에서 김새론이 연기한 영애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더 많이 울었는지도 모른다.결기 있게 말하던 고고한 영애가, 함께 탈출하다 총에 맞자 종분에게 위안부 아이들 사진을 손에 쥐어주며 “네가 이 애들 꼭 기억해야 돼? 먼저 가. 내 곧 따라갈게”라 말할 때. 김새론의 영혼엔 대체 어떤 것이 있기에 이토록 죽음과 가까운 호소력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인가 생각할 때.아역으로 시작한 많은 배우들이 그렇듯 김새론에게도 사춘기는 있었다. 성장하며 아역 때만큼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지 못해 헤매는 시기 말이다. 그러나 그녀의 공력으로라면 그것은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아직 그녀의 나이는 이십대 초반에 불과했으므로 말이다.

그에게 돌을 던진 이가 남자들뿐이던가. 내 기억으로는 그가 김수현과의 사진을 공개한 후 급속히 악플의 수가 늘었고, 여초 커뮤니티 등지에서도 김수현이 불쌍하다는 어떤 종류의 댓글들이 지속적으로 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어떤 여자들은 왜 ‘자신에게 관심 없는 인기남에게 애정을 구하는 여성’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길 저토록 즐길까? 왜 그가 한 남자를 곤란하게 했음에 그토록 지극한 대리 수치심을 느끼며, 그런 여자는 이 세상에 없어야만 하는 것처럼 그를 마땅히 벌하고 응징하고 싶어할까? 여자가 이성 문제에서 분수를 모르거나 눈치가 없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재단하고 수치스러워하는, 사회적 억압의 내면화와 투사에 가까워 보이는 그 심리 기제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김새론 사망 전 불과 한달 전까지 유튜버 이진호는 김새론에게 전화를 걸며 괴롭혔다.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에 전화해 ‘피해자 코스프레’ 따위의 영상을 시시때때로 올렸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hanitweet /  🏆 12.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혁신 못 내놨나”…미·중 따라잡을 ‘추격조’ 제안“왜 우리는 혁신 못 내놨나”…미·중 따라잡을 ‘추격조’ 제안인공지능(AI)을 ‘국가 전략 기술’로 선정하고, 오픈AI나 딥시크 등을 따라잡을 ‘추격조’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저비용으로 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광주시민군 궐기문,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광주시민군 궐기문, '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켜 무장 군인들이 광주시민을 무차별 학살했다. 평화로운 시위를 공수특전단 무장군인들을 앞세워 총칼로 짓밟고 헬기까지 동원하여 살해했다. 참다못한 광주 시민들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무장으로 맞섰다. 해방 이후 여러 차례의 저항운동, 예컨대 3.15, 4.19, 6.3, 반유신운동 등에서 보듯이, 국...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지켜내지 못한 소녀... 배우 김새론을 보내며지켜내지 못한 소녀... 배우 김새론을 보내며또 한 명 아까운 배우가 세상을 떴다. 스물다섯 김새론이 1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단 소식이다. 2022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지 4년만, 몇 차례 복귀 시도가 좌절된 뒤 신작 독립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한때 김새론은 한국영화계 전체가 주목하는 배우였다. 그녀가 스타가 되기까진 많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국 사회가 김새론에게 유독 잔인했던 이유한국 사회가 김새론에게 유독 잔인했던 이유[박정훈이 박정훈에게] 마녀사냥에 특화된 알고리즘... 우리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도둑맞은 집중력’의 시대? : 집중력이 왜 필요한가🎓‘도둑맞은 집중력’의 시대? : 집중력이 왜 필요한가무엇을 위해 우리는 집중하려고 하는 걸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시스템 망가뜨린 윤석열, 확실하게 괴물과 결별하자시스템 망가뜨린 윤석열, 확실하게 괴물과 결별하자[다시만난세계_2025] 우리의 민주주의는 왜 이리 위대하면서도 허약할까...87년 체제 뛰어넘어 7공화국 문 열어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3 05:5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