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으로 떠난 문학기행... 재능 펼치지 못한 허난설헌을 찾다
지난 25일, 강원도 강릉 오죽헌과 허난설헌 생가를 찾았다. 청명한 푸른 하늘, 봄바람에 한들거리는 초록 잎사귀들, 진한 향기를 내는 붉은 목단향이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안양문인협회에서 강릉으로 문학기행을 떠났다.첫 방문지는 오죽헌이었다. 이곳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로 신사임당이 아이를 출산한 몽룡실도 있다. 오죽헌은 그리 빼어난 경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단정했고 시야가 탁 트여 시원했다.
요즘이야 그런 경우가 많지만 유교 사상이 팽배한 조선시대에 딸이 친정 부모님을 모시며 자신의 재능을 발휘했다니 신사임당이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시댁도 친정도 신사임당의 재능을 인정해서 다른 일보다도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특별히 더 많이 배려를 해주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신사임당이 예술인으로 보다는 아들인 이이를 9번이나 장원급제시킨 훌륭한 어머니로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문득 율곡 이이도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고 관직에 올라 무엇을 이루었는지 그의 업적과 주요 사상인 '이기론'보다는 신사임당의 아들로 더 잘 알려지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다음으로 허난설헌의 생가로 향했다. 경포호와 마주 닿아 있는 생가는 아기자기한 정원에 목단과 명자꽃, 철쭉이 한창이었다. 장독대에는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소박하지만 다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당과 안채, 사랑채 그리고 곳간에서도 어린 허난설헌과 둘째 오빠 허방, 남동생 허균이 모여 앉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웃었을 모습이 그려졌다.
남편 김성립은 뛰어난 허난설헌에게 열등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공부도 멀리하고 기방을 드나들며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허난설헌이 사망한 다음 해에는 과거급제를 했다고 한다. 남존여비사상에 물들어 보석 같은 아내를 두고도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속만 썩인 남편이었다니 그녀의 죽음이 더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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