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 담을 때 생각나는 시어머니의 자식 사랑 열_무_김치 물_김치 이숙자 기자
올 봄은 다른 해 보다 빨리 찾아왔다. 봄꽃도 어느 날 갑자기 일제히 피어났다. 빨리 온 봄은 달음질치듯 달려간다. 계절은 어김없이 변하고 계절이 변하는 만큼 우리 밥상의 먹거리들도 달라진다.
봄이 오면서 밥상 차리는 일이 새 반찬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봄에만 먹던 새로운 나물 반찬에 입맛을 들일즈음 어느 사이 봄나물도 내년을 기약하고 사라지고 우리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나마 한번씩이라도 먹어 보고 싶었지만 나물들은 어느 사이 사라지고 없다. 아직 먹어보지도 않은 나물이 많은데 계절은 바뀌고 새로운 먹거리들이 시장에 나와 우리를 유혹한다. 사람이 먹고사는 일은 우리가 숨을 멈출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서 밥상 차리는 주부들은 늘 고민이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은, 또 저녁은, 주부들 머릿속은 늘 밥상 메뉴에 온 신경을 쓴다. 때로는 귀찮은 생각이 왜 없을까마는, 그 생각이 몰려오면 나는 깜짝 놀라 다시 마음을 고쳐 먹는다.며칠 연휴가 끝나고 동네 병원엘 갔다. 날마다 사는 일이 무엇이 그리 바쁜지, 시장 갈 시간도 없이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만 파먹고 살았다. 오늘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재래시장엘 갔다. 눈에 익숙하던 나물들을 사라지고 없고, 대신 마늘쫑이 나왔고 싱싱한 열무와 얼갈이배추, 총각김치 재료들이 싱싱해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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