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인한 119 신고 전화가 폭주 중이니 비긴급 전화는 110번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경기도청' 7월 18일 낮 12시 30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순간에 도착한 안전 안내 문자였다. 그날 하루만 19개의 안전 문자가 왔다. 모든 문자가 현재의 위급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어 집 안에 있으면서도 걱정...
7월 18일 낮 12시 30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순간에 도착한 안전 안내 문자였다. 그날 하루만 19개의 안전 문자가 왔다. 모든 문자가 현재의 위급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어 집 안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문득 지난여름, 예기치 않은 위험 앞에서 119를 눌렀던 경험이 떠올랐다. 나는 그때도 여전히 산을 깎아 만든 아파트 1층에 거주하고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다양한 곤충과 '더불어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웬만한 곤충의 출연에 그리 놀라지 않는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윙윙하는 거대한 날갯짓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한 듯하다.
말벌에게 쏘인 부분은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평소 갑각류 알레르기를 앓고 있었기에 말벌의 맹독에도 반응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온 마음을 휘저었다. 몸이 어찌 될까 두려워 병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것보다도 여전히 위풍당당하게 베란다를 휘젓고 다니는 말벌 한 마리가 집에 있던 아이들을 공격하지는 않을까 걱정이었다."엄마, 벌 쏘이면 119에 전화하래." 호흡이 불편하지는 않은지를 묻고, 붓기의 정도를 살피던 대원이 자분자분 건네준 설명에 이미 통증이 가라앉은 것만 같았다. 말벌에 쏘여서 아픈 게 아니라 걱정이 나를 아프게 했나 싶을 정도로 나는 괜찮았다.
방충망 바깥쪽 처마 밑 주변, 거기 몇 마리의 말벌이 날아다니는 걸 보지 못했다면 나는 그게 벌집이라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지금껏 말벌과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고 있었다니! 너무 놀라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기겁한 나는 돌아가는 대원들을 다시 불렀다."아, 이 녀석들 아주 사나운 종이고요! 위험하니까 문을 닫고 기다려 주세요. 저희도 장비를 좀 챙겨와서 제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나는 그들의 안내에 따라 놀란 가슴을 부여잡은 채 집안에서 문을 닫고 그들의 활약을 눈여겨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온 장비를 보며 입이 떡 벌어져 다물지 못했다. 뿌리는 살충제 몇 개와 긴 막대기, 그리고 배드민턴채가 전부였다.아이들도 의아했는지 나에게 속삭였다.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벌집을 향해 끝없이 뿌려대는 살충제. 사납게 달려드는 말벌을 바쁘게 쳐내는 배드민턴 채. 높게 달린 벌집을 떼어낸 긴 막대기.
말벌은 꿀벌과 달리 수십 번 독침을 쏘는 데다, 그 독성이 꿀벌의 몇십 배에 이른다고 하니 섣불리 건드리기보다는 119에 신고해야 한다. 8월~10월에 개체 수가 급증하고 침의 독성과 공격성이 강해진다고 하니 더욱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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