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경 | 약국 파트타임 직원 결혼하고 2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았던 나는 두 아이를 키우며 호시탐탐 사회로 나갈 궁리를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런저런 일로 사회에 나갈 방도는 생기지 않았고 어느덧 쉰을 넘긴 나이가 됐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약장에는 일반 약들이 종류별로 정리되어 있는데, 빠진 약들을 파트타임 직원이 중간중간 채워두어 판매를 원활하게 돕는다. 필자 제공결혼하고 20년 넘게 전업주부로 살았던 나는 두 아이를 키우며 호시탐탐 사회로 나갈 궁리를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런저런 일로 사회에 나갈 방도는 생기지 않았고 어느덧 쉰을 넘긴 나이가 됐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누군가의 아내,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온 25년이었다. 이제부터는 내 이름으로 활동하는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20대 때의 회사 경력이 단절된 나는 사회에 다시 나가는 게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졌다. 내 성격과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싶었다.일하고 싶었던 약국에 아르바이트 지원을 했다. 감사하게도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고 면접이 끝나갈 무렵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냐는 말을 듣고 가슴이 뛰었다. 일을 해도 티가 나지 않는 집안일과 달리 약국에서의 일은 또 다른 즐거움과 보람이 있었다.
재밌는 점은 약의 이름이 지어지는 방식이었다. 쓰임에 맞춰, 기억하게 좋게 약의 이름이 지어졌다. 약 이름을 잘 모를 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손님이 ‘작감정’을 달라고 하셨는데, “네? 닭강정이요?”라고 되물어서 약국이 웃음바다가 됐다. 우리 약국에는 총 아홉명이 일한다. 서로 돌아가며 출근 시간을 달리해 일하는데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일하고 있다. 50대인 나는 젊은 분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 크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아기 손님들이다. 요새는 길을 가다가 유아차에 탄 아기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같은 건물에 소아과 병원이 있는 약국이다 보니 아기 손님들이 많이 온다. 손을 흔들며 약국 안으로 들어오는 아기들을 보면 천연 비타민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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