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을 근사하게 지어 반려견 ‘임짜’와 함께 살자는 보성의 꿈은 이제 이뤄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새파랗게 젊은 애가 서울 한복판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일만큼은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리라는 다짐은 지킬 생각입니다. 🔽 이태원 희생자 이야기-최보성
아빠는 너에게 닿으려고 산에 올라 최보성씨. 일러스트레이션 권민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의 이야기를 차례로 싣습니다. 와 은 우리가 지켰어야 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것이 사라진 이후 가족의 삶은 어떠한지, 유가족이 알고 싶은 진실이 무엇인지 기록할 예정입니다.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줄 유가족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전자우편 bonge@hani.co.kr 또는 독자 소통 휴대전화. 아빠 최명찬씨는 매주 토요일 산을 오른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가르며, 미끄러져도 다시 일어나 기어이 정상을 향한다. 스물넷, 너무 이르게 하늘로 떠난 보성에게 한 뼘이라도 가까이 닿기 위해 아빠는 매주 험한 산을 기고 또 걷는다. 보성은 예술가의 영혼을 가졌다.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꿈꿨다. 감수성도 남달랐다. 어린 보성이 “엄마, 땅이 간지러울 것 같아”라고 말해 창밖을 보면 마른땅에 소나기가 후드득 떨어지고 있었다.
암사종합시장에서 물건을 사오는 할머니가 보이면 보성은 쪼르르 달려가 “제가 들어드릴게요”라며 손을 내밀었다. 한창 일하다 아들이 보이지 않아 찾으면, 동네 할아버지 집에서 과일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보성은 떠났지만, 아들의 노력은 그대로 남았다. “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손자 같은 아이를 잃은 거죠. 아들 소식을 들은 뒤로 3~4년 정도는 늙으신 것 같더라고요. 보성이 덕분에 그 현장에는 아직도 민원이 없어요.” 아빠는 그렇게 보성의 마지막 손길이 깃든 현장을 기억한다. 모처럼 친구와 이태원 간다기에 내심 좋았는데 어린 시절 맞벌이하는 아빠와 엄마 대신 보성을 키운 것은 누나 연화씨였다. 학교 알림장을 챙기고 숙제하라 잔소리하는 것도 누나의 몫이었다. 그런 누나를 보성은 잘 따랐다. 어른이 된 뒤 둘은 자주 코인노래방을 다녔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방방 뛰며 노래하기 민망해하던 누나도 보성 옆에서만큼은 무장해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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