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몸에 촘촘히 새겨주고 싶은 기억 음식의기억 인생을즐기는법 계절을먹는일 제철음식 엄마음식 김현진 기자
바야흐로 봄이다. 어린 시절 봄밤이면 집 근처 어린이대공원으로 벚꽃 구경을 가곤 했다. 꽃만큼이나 사람이 많았더랬다. 며칠 새 지고 말 봄꽃의 아름다움을 간절히 헤아릴 줄은 몰랐지만 엄마 아빠 따라 나들이 가는 저녁이 특별하다는 건 알았다. 거리는 사람들로 술렁였고, 어둠이 내리는 저녁 공기 사이로 달큼한 향기가 번졌다.
떡이라고 할 수도, 나물이라고 할 수도 없던 쑥 버무리는 달달하고 향긋해 좋아했던 간식. 쑥에 찹쌀가루와 설탕을 버무려 찌면 초록 줄기에 새하얀 백설기 조각이 얼기설기 붙어 있는 형태가 되었다. 어릴 때라 쑥 버무리를 질겅질겅 씹으며 봄이 입으로 들어오네, 계절을 잘 나고 있네, 이런 생각을 하진 못했겠지? 수업의 이름은 '계절 담은 타르트'였다. 제철 과일을 맛있게 먹으며 계절을 차곡차곡 몸에 담고 싶었다. 그런 시간이 우리를 어루만져 건강하게 해주고 온기와 다정을 더한다고,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가지만 기억만은 음식과 더불어 우리 곁에 맴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른이 되었고 철마다 그때 할 수 있는 일, 시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즐긴다. 계절의 흐름 안에서 때마다 찾아오는 즐거움을 누린다. 계절과 자연과 연결될 수록 삶에 안정감을 얻고 근원적인 행복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는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가능한 희희낙락한 일을 고민하기. 이건 내가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삶의 기술이기도 하다. 클래스를 그만두고 집에서 베이킹 하는 일이 줄었지만 딸아이와 한 달에 한 번씩 홈베이킹 시간을 갖는다.지난 2월에는 남편 생일을 위해 딸기 케이크를 만들었다. 딸아이 생일이 있는 5월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로 케이크를 구울 것 같다. 아참, 딸기 좋아하는 나와 딸에겐 봄 가기 전 딸기잼 만드는 일도 연례행사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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