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참사, 20년 뒤. 아빠는 눈물 흘리며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r대구 지하철 참사
“벌써 20년이네요. 지은이는 아래로 3살 터울 동생이 둘 있어요. 아이들도 부모 생각한다고 그러는지 그때 얘기는 잘 안 하지만, 제사는 꼭 와요. 내일도 아침부터 지은이 보러 가야지요.”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참사로 딸 지은씨를 잃은 윤근씨의 말이다. 꼬박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은씨 동생들은 결혼해 아이를 가졌고, 윤씨도 이젠 백발의 노인이 됐다. 하지만 유족들의 삶은 여전히 참혹했던 참사의 그날에 머물러 있다.지난해 10월, 윤씨는 참사 20주년을 앞두고 생업인 작은 제조업 업체의 문을 완전히 닫았다. “20주년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면서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참사 20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장에서 만난 기자에겐 지은씨의 일기를 엮어 참사 다음해에 낸 책 『아빠, 나비집을 지어요』를 건넸다.지하철 대폭 변했지만…전문가들 “아직 부족하다” 20년 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에 정차 중이던 열차에서 건강 문제 등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김대한이 불을 질러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참사 이후 전국의 지하철 역사와 열차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이뤄졌고, 안전 설비를 대폭 강화했다. 2005년엔 대구광역시가 782쪽 분량의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사고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첫번째 시설미흡 사항으로 전동차 내장재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불에 잘 타는 우레탄폼 의자, PVC 바닥, 폴리에틸렌 단열재를 불연성 패드·알루미늄 의자와 합성고무 바닥, 유리섬유 단열재 등으로 바꿨다. 또 도시철도 1~3호선 91개 역사에 화재감지기 1만 3000여개를 설치했고, 전동차 출입문 열림 장치와 통신 장치 등도 강화했다.서울교통공사도 2003년 9월부터 2371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동차 내장재를 전면 교체했다. 이어 277개 역사 중 지상역 23개를 제외한 254개 역사에 화재대비마스크도 비치했다. 역마다 평균 220개, 일일 수송 인원이 20만명 이상일 경우 350~600개가 놓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비가 완벽한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시설이 대폭 바뀌었지만, 피난 장비와 사전 예방 측면에서는 개선이 덜 이뤄졌다는 것이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2021년 276명, 지난해 341명 등 여전히 해마다 수백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다. 대부분 유독가스로 인한 것”이라며 “최근 과천 방음터널 화재에서도 호흡보호장비의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소방관이 주로 사용하는 전문 장비인 공기호흡기는 수가 부족하고 사용법이 충분히 전파되지 않았다. 또 산소를 제조할 수 없는 방독면도 수가 적은 데다 성능도 한계가 있다. 산소제조가 가능한 피신 장비를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구 지하철참사는 단순 화재가 아니라 방화였다. 단순히 불‧난연 소재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사전에 능동적으로 사고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희생자 추모를 둘러싼 갈등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15일엔 대구 지하철참사,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여의도에 모여 정부를 규탄하고 ‘올바른 추모사업’을 촉구했다. 이날 열린 ‘진상규명 되지 않은 참사들’ 토론회에서 김종기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 참사 모두 현재 진행형이고 해결되지 않았다”며 “국가가 제대로 국가의 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유가족이 진상규명의 목소리를 높이면 정부가 이상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똑같은 패턴이 반복된다”고 말했다.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대구 지하철참사 추모식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민노총, 시민단체 등이 모여서 매년 해오던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보상과 배상도 충분히 이루어졌고 관계자들 처벌도 이미 이루어졌다”고 썼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예식장 잡기 지친 예비부부들, 깊은 한숨…'이미 내년 예약 중' | 연합뉴스예식장 잡기 지친 예비부부들, 깊은 한숨…'이미 내년 예약 중'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시련 극복, 다시 일상으로…코로나19 대유행 3년 차분한 대구 | 연합뉴스(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 3년째를 맞았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훈련병 못 던진 수류탄 품고 산화 '고 김범수 대위 추모식' | 연합뉴스(임실=연합뉴스) 정경재 기자=훈련병이 던지지 못한 수류탄을 가슴에 품고 장렬히 산화한 고 김범수 대위 19주기 추모식이 17일 전북 임실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Pick] '180만 원 책가방 줄 서서 산다'…새 학기마다 日 '발칵'일본 초등학생의 '국민 가방'이라 불리는 란도셀이 무게와 가격 때문에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일본 TBS뉴스는 매년 4월 새 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란도셀 오픈런' 현상을 보도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튀르키예 강진] 아직 남은 희망…260시간 만에 12세 소년 구조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규모 7.8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 11일째인 16일(현지시간)에도 튀르키예 곳곳에선 기적 같은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K리그2 김포 고정운 감독 '우린 신생아…아직 갈 길이 멀다' | 연합뉴스(광양=연합뉴스) 장보인 기자=프로축구 K리그2에서 2년째를 맞는 김포FC의 고정운 감독은 아직 팀이 첫발을 내딛는 단계라고 자평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