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에 대한 신학자들의 설명은 갖가지인데, 지은이들은 하느님의 좀스러운 조처(천사에게 선악과를 지키게 한 것)를 막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인간들이 수긍하기 힘들었던 사유재산권 선언으로 해석한다. 📝장정일(소설가)
하느님이 단독 저자라는 성서는 어느 한 저자의 일관된 말씀이 아니라 다신교의 여러 말씀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데다, 신성하기보다는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이야기로 그득하다. 그런데도 성서는 2000년 넘게 절대적 권위를 발휘했다. 〈신은 성서를 쓰지 않았다〉를 함께 쓴 진화생물학자 카럴 판스하이크와 역사학자 카이 미헬의 문제의식은 여기 있다. 이들의 책은 분명 성서의 신성을 부정하지만 초점은 단순 부정에 있지 않다. 같은 막장 드라마이지만 성서에는 〈펜트하우스〉 시리즈에 없는 무엇이 있다. 지은이들이 성서를 보는 기본 전제는, 이 책이 중동 지역에 등장한 종교 및 문화 발전 과정을 충실히 기록한 문서라는 것이다. 이런 전제로 성서 전체를 독해하고 있는 지은이들은 성서를 비유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읽기보다 문자 그대로 읽는 편을 택한다. 그러면, 지은이들이 “성서는 정말이지 기괴한 이야기로 시작된다”라고 말한 창세기부터 읽어보자.
특정 자원을 개인이나 가족이 소유할 수 있다는 개념을 공동체 모든 사람이 납득하기까지 막대한 지적 노력이 수반되었다. 왜 갑자기 이 땅에 들어가면 안 되고, 이 나무 열매를 따먹으면 안 된다는 것인가? 전에는 누구나 지나다닌 땅이고 누구나 열매를 따먹은 나무인데!” 공산국가에서 살던 사람이 자본주의 국가의 사유재산 개념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이치와 같이, 창세기의 선악과 이야기는 정착 생활을 시작한 최초의 인류가 느꼈던 낯섦을 반영하고 있다. 모세오경에는 수간에 대한 경고가 자주 나오는데, 이 또한 수렵·채집인들에게는 낯선 사태다. 농경이 시작되면서 동물을 가까운 곳에 두고 길렀는데, 수간이 이때의 관심사가 된 것은 가축을 길들이기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일어난 변화 때문이다. “이 새로운 사회에서는 성적 욕구를 충족할 기회를 얻지 못한 남성이 상당히 많았다.” 정착과 함께 여성의 순결이 강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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