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잘 알고 지내는 농민 있으세요? 그림 속에는 [남태령을 넘어] 시리즈에서 소개한 농부와 농업 노동자, 농촌 주민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아볼까요?
제주의 월동채소는 국내 겨울철 신선채소의 약 80%에 이른다. 겨울에도 채소를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 건 제주 농사 덕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엔 제주 작황이 좋지 않다. 따뜻한 기온에 벌레가 극성이다. 강순희씨는 한겨울에도 밭에서 벌레를 잡는다.벼농사는 거의 모든 작업이 기계화, 서비스화됐다. 이현충씨도 추수 때마다 수확을 대행해주는 콤바인 작업반을 부른다. 농사는 쉬워졌지만 남는 건 더 적다. 쌀 가격도 하락했다. 땅을 빌려 짓는 임차농들은 수만평은 지어야 겨우 수익을 낸다.마늘 농사에서 가장 힘든 작업은 ‘심는 일’이다. 구점숙씨는 파종 기계가 있지만 손으로 심는다. 기계를 쓰면 마늘이 거꾸로 심기면서 알이 작아진다. 쪼그려 앉아 심다보니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농민도 많다. 마늘 농사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농촌 마을은 마트가 없거나 일찍 문을 닫는다. 교통도 불편하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 마을도 많다. 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다.
딸기 농장에서 일하는 몽골인 체체기는 ‘계절 근로자’ 제도로 입국했다. 딸기철인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일하고 몽골로 돌아간다. 지역농협 소속 노동자로, 월급과 숙소 모두 농협이 제공한다. 논산 딸기 농가들은 계절근로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금산에 34만5000V 고압 송전탑이 여러 개 세워진다. 용인 반도체 공장 등 수도권에 필요한 전력을 보내기 위한 용도다. 충청·호남·강원 곳곳에 송전탑이 생길 예정이다. 표고버섯 농부 박범석씨는 생업도 포기하고 송전탑 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한다.대부분의 배추 농가는 배추 모종을 심은 밭을 통째로 상인들에게 헐값에 넘긴다. 수확해도 판로가 마땅치 않고 배추값 폭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농부 박홍규씨는 다른 농가를 모아 절임배추 공장을 짓고 자신이 키운 배추를 절임배추로 가공해 판매한다.양구에는 용인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용수를 담을 댐이 세워질 예정이다. 정흥섭씨는 시래기 무 농사와 양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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