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만난 소년과 소녀가 사랑하기까지, 단 15분 영화 해외단편 모든것은한순간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유 조영준 기자
조용한 실내 수영장. 한 소녀가 잔잔한 수면 위로 작은 돌을 던지고 있다. 물수제비가 되어 날아가는 돌은 멀리 가지 못하고 곧 물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다음, 또 다음. 소녀의 곁에는 어디에서 주워왔는지도 모를 돌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그런 그녀를 몰래 바라보는 이가 있다. 작은 금붕어 한 마리가 든 투명한 원형 플라스틱 어항을 허리에 맨 소년. 처음 만난 소녀의 모습에 묘한 떨림을 느낀듯한 소년은 곧 소녀가 있는 수영장을 향해 다가가고, 그의 존재를 알게 된 소녀 역시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먼저 영화의 화면은 모두 물과 관계된 공간으로 채워진다. 수영장의 천장에서 수면을 내려다보거나 수면 아래에서 물속에 잠긴 인물을 보여주는 식의 구도는 꽤 직접적인 편에 속한다. 물 밖으로 나온 인물조차도 그 배경이 되는 벽면 공간에 수면의 일렁거리는 움직임을 비춰내고, 탈의실의 공간에서도 피어오르는 수증기나 거울 위로 튄 물방울을 잊지 않는다. 맞닿아 포개진 두 사람의 발끝이 이어지며 영화는 모두 끝나지만, 어쩌면 이 장면은 굳이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표정은 서로의 세상이 아닌 어디에서도 부유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곳을 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여기 기묘한 작품이 하나 있다. '결정적 순간, 아주 익숙한 표현이다'라는 문장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이내 곧 크고 작은 파편의 영상이 되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위치와 속도, 방향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듯이 하나의 화면은 4, 5개의 작은 시선으로 분산되기도 하고, 다시 하나의 큰 장면으로 모이기도 한다. 극 중 내레이션의 인물로 추정되는 야코브의 말처럼, 아주 작은 기억들이 서로 뒤엉켜 있으면서도 한꺼번에 일어나는 지금 이 순간의 모습이 장면화되어 그려지는 것 같다.
첫째는 우리가 이야기할 때 시간 순으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말하는 것과 달리 현실은 훨씬 더 마구잡이인 경우가 많다는 것. 둘째는 기억이란 그 자체로 추상적이기에 대표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기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떠올리면 정확하지 않다는 것.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사소하고 세세할 수도 있고 또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변할 수 있는 것이 기억이기에 때때로 아주 완벽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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