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노사 자율’이 작동할지 의문이다. 📝전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노동개혁을 말한다. 신년사에서 연금·교육 개혁과 함께 노동개혁을 ‘3대 개혁’ 중 하나로 꼽았다. 윤 대통령에게 노동개혁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일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개혁 이외에 우리가 살길은 없다”. 이쯤 되면 윤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고 있는 건 분명한 듯하다. 그런데 노동개혁이란 대체 뭘까?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미래노동시장연구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법학자 5명, 경제학자 3명, 경영학자 2명, 보건학자 1명과 사회학자 1명 등 연구자 12명으로 구성됐다. 약 5개월의 논의를 마친 지난해 12월,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권고문’을 발표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권고 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라고 화답했다. 그러니까 그 ‘권고문’이 사실상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는 노동개혁의 방향이다.
즉 한 기업 ‘내’에서 직군별 근로자 대표와 합의해 임금체계를 바꾸자는 아이디어는, 원·하청의 임금격차를 낮추는 것과는 큰 관계가 없을 확률이 높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주임교수는 직무급을 기업 내에서만 통용되게 한다는 건 이미 직무급의 정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직무급 자체가 어떤 기업에 다니든 해당 ‘직무’를 한다면 그 임금을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논의되는 ‘기업별 직무급’과 구분 짓기 위해 ‘사회적 직무급’이라는 용어를 쓴다. 사회적 직무급이 통용되는 대표적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에는 ‘타리프 시스템’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요금 체계’라는 뜻이다. 한국은 각 기업들이 임금을 결정하지만 독일 기업은 그런 경향이 약하다. 그보다는 노동력을 쓸 때 ‘사회적으로 지정된 요금’, 즉 타리프 시스템을 따른다. 이 요금을 결정하는 핵심 주체가 바로 개별 기업을 넘어선 ‘산업별 노동조합’과 ‘산업별 고용주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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