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세력에 짓밟힌 정지상과 묘청

[겨레의 인물 100선 3] 정지상과 묘청

일찍이 과거에 급제하여 인종 5년 좌정언으로 당대의 권세가 이자겸을 제거한 공을 믿고 발호하는 척준경을 탄핵해 유배보내는 활약을 하였다.대동강 물이 어느 제 다할 것인가ㅡ 취후시사원의 불경소리 그치니김부식이 천고의 절조라며 싯구를 자기에게 양도하라고 요청했다. 시인이라면 쉽게 들어줄 수 없는 청이었다. 정중하게 거절한 그에게 김부식의 증오심은 더욱 거칠어졌다.서경은 그 업이 이미 쇠하여 궁궐이 다 소진하였은 즉 왕기가 다하고 서경의 임원역은 음양가의 이른바 큰 꽃송이 된 형세이다. 만일 그곳에 궁궐을 세우고 왕께서 이어하시면 가히 천하를 통일하고 금국이 스스로 와서 항복하고 36국이 다 조공을 바치게 된다.

개경에 정치적 뿌리를 둔 김부식 등 기득세력은 만약 수도가 서경으로 옮겨지면 곧 자신들의 세력이 크게 꺾일 수밖에 없으므로 한사코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서경천도는 이념문제에서 이해관계로 바뀌게 되고, 개경세력과 서경세력의 대치로 굳어졌다. 공방 끝에 전세가 반군 측에 불리해지면서 배신자들이 나타났다. 반군 측의 지도자 조광이 묘청·유담 등의 목을 베어 관군에 바쳤으나 투항이 거부되자 이들은 결사항전으로 맞섰다. 1년 여의 항전 끝에 1136년 2월 반군지도자들이 자결하면서 서경천도의 꿈도 좌절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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