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정도 돼 보이는 포로... 발굴 사진이 남긴 울림

14세 정도 돼 보이는 포로... 발굴 사진이 남긴 울림 6.25전쟁 박도 기자

나의 초·중등학교 시절에는 해마다 6월이 오면"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뙤약볕 속에 6.25 전쟁기념 행사를 치렀다. 해마다 그날은 무척이나 무더웠다. 운동장에서 기념행사를 하노라면 뙤약볕에 지친 나머지 퍽퍽 쓰러지기는 학생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방미 목적을 꿰뚫고 있던 그곳 아키비스트는"당신들이 찾는 문서의 97~98%는 9.11 테러사건 이후 'Destroyed' 됐다"고 말했다. 어렵게 국민의 성금을 여비로 해 찾아간 우리 두 사람은 열린 입을 닫지 못한 채 멍했다.재미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김구 리서치 팀'은 그대로 해체·철수 하느냐 마느냐로 갑론을박했다. 그와중에 알곡을 찾는 참담한 심정으로 현장에 남아 탐색 작업을 진행했다. 영어에 서툰 나는 그런 일을 할 수가 없기에 방미 기간 내내 재미동포 박유종 선생의 도움으로 그곳 5층 사진 자료실에서 한국 현대사 사진을 수집했다.

1950. 8. 18. 장소 미상, 유엔군이 다부동전투에서 체포한 포로 가운데 가장 나이어린 인민군이다. 포로 이름은 김해심, 가운데 여비서의 이름은 이수경, 그리고 포로 심문관에 대한 설명은 아무 것도 없는데 팔뚝 견장 마크로 봐서 미8군 마스터 서전트 곧 하사관으로 보임. 그날 밤 숙소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낮에 본 그 어린 포로 인민군 사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자리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열어 저장된 사진들을 불러내기 한 뒤 그 사진 속의 인민군 전사를 뚫어지게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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