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취업, 영국 유학, 그리고 귀촌... '이런 도전 처음이에요' 귀촌 옥천 귀농 월간 옥이네
가끔 세상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졌단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앞과 뒤만 존재하고 옆이 없다는 기분이다. 사회경제적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길 외에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더 큰 도시로 더 많은 연봉으로만 앞다퉈 올라가라 채찍질하는 세상이다.
그러다 4년 동안 직장 생활하며 집과 회사만 반복해 왔다 갔다 하면서부터 변화가 필요해졌어요.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 마음이 공허해졌거든요. 안 되겠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고 마음먹고는 영국으로 대학원 유학을 가게 됐죠."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알게 돼서 옥천에 왔는데, 제가 인생에서 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가 가득한 곳이었어요. 기부도 해보고, 잘은 못 그려도 그림도 배우고, 목공이나 칼 갈기 같은 소소한 생활기술도 터득했어요. 제일 좋은 건 동물들과 허물없이 만나고 보살펴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낯선 장소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제가 돌보는 고양이 두 마리가 다 풀어주더라고요. 살아오며 이런 도전은 처음인 기분이죠."타지로의 이주는 누구에게나 불안을 동반하는 모험이다. 어떻게 집을 구할지, 어디서 일해 생계를 유지할지, 마을의 누구와 교류하고 어떻게 소통할지 등 늘어놓자면 끝도 없을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이런 고민과 해결의 순간을 큰 도전과제의 세부 항목이라 생각하고 방향을 유지하겠단 각오였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배워야 할 것,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것부터 구분해 정리했다. 이 1년간의 준비를 통해 그는 농촌 살이의 진로를 확신하게 됐다.
이는 농촌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 활동을 빠짐없이 경험하고 싶은 의지, 생존을 위해 지역 공동체에 합류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생활을 윤택하게 해줄 소소한 손기술 터득까지 모두 충족하는 방법이 됐다. "붴이 타지에서도 찾아오는 우리밀 빵 맛집이더라고요. 저도 일 시작하자마자 바쁘게 뛰어 다녔어요. 제가 비건이라서 홈 베이킹을 조금해 본 경험이 있지만, 본격적인 제빵은 이제 배워야 해요.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가게 성장에도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러면서 농업기술을 차근차근 배워나가려고요.""옥천에 와서야 알게 된 게 너무 많아요. 특히 로컬푸드와 우리 농산물 역사랑 현실요. 소중함이야 말할 것도 없죠. 제가 영국에서 빵을 많이 먹었거든요? 그땐 배탈이 난 적도 없고 속도 편안했는데, 귀국해서 빵만 먹으면 속이 안 좋더라고요. 참 이상했는데 옥천에서 우리밀 빵 먹으면서 깨달았어요. 먹어도 너무너무 속이 편안한 거 있죠. 바다를 건너오면서 방부제 처리한 수입 밀, 유전자 조작된 GMO 원료로 만든 먹거리가 제 몸을 힘들게 했단 걸요.
김씨도 사람인 이상 낯선 환경이 불편할 때도 있다. 특히 사생활의 경계가 애매한 부분이 그렇다. 현관 대신 마당이 익숙한 주민들이 불쑥 찾아오거나 할 때가 부담스럽다고. 그래도 그는 '적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지점'이라 말한다. 그런 공동체 문화를 거부하기만 한다면 이웃이 되기 어렵고, 애초에 농촌 정착이 아니라 도시에 남았어야 한다는 것. 변화를 바라고 왔는데 입맛에 맞는 변화만을 취사선택할 생각은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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