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기사가 잘리고 나도 잘렸다 낼_모레_육십,_독립선언서 이정희 기자
칼 구스타브 융을 함께 공부하던 시절, 융은 직감을 인간의 제 7감각이라 정의했다. 직관력이 뛰어났던 융의 모호한 서술에 대해 MBT에서 'N' 즉 직관의 비중이 적은 분들은 이해하기 힘들어 하셨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하는 당사자들에게는 또 다른 상황으로 다가왔다. 장사가 안 되니 매장 분위기가 살얼음판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결국, 지난 번 글에도 썼듯이 샌드위치 기사가 짤렸다. 아니나 다를까, 명절을 앞두고 내가 이 곳에서 일한 지 일년이 되기 불과 며칠을 앞두고, 허겁지겁 해고됐다. 내가 하던 일은 이제 기사 한 명과 아래 층 매장 직원들이 나눠서 할 거라고 했다. 기사도, 직원들도 일이 그만큼 늘어나지만 그저 나 안 잘리는 게 어디야 하는 심정이 앞서는 듯했다. 허긴 돌아보면 샌드위치 기사가 잘릴 때 나 역시도 마음은 복잡했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야구장에 있는 닭강정집이라, 경기가 있는 날만 일을 하면 되니 지금 하던 일보다 낫지 않겠냐고 했다. 함께 일하던 기사는 자신이 일하는 다른 매장에서 기사 2명을 쓰는데, 거기도 장사가 안돼서 조만간 한 명을 자를 듯한데 알바가 필요할지도 모르니 기다려보라 했다. 이 무슨 배부른 고민인가 하겠다. 이제 좀 살 만한가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고용보험조차 들지 않은 사장이 얹어준 꼴랑 한 달치 월급을 가지고 여유를 부리는 건가? 그런데 꼴랑 한 달치 월급이라 하더라도, 그 한 달간의 여유를 지난 일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내가 얻은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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