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인 딸에게 못다한 말을 고백하다 자녀양육 박미연 기자
얼마 전 첫째 아이의 생일이었다. 딸아이는 자기 생일 전후로 일본 여행을 가겠단다. 우리는 일찌감치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여 촛불 점화를 시작으로 간단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 선물도 택배로 딸아이의 집으로 부쳤다. 이것으로 딸아이의 생일맞이 가족행사 끝! 나는 부담 없이 9박 10일 치유여행을 떠났다.
나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너에게는 늘 부족한 엄마였던 것 같아. 난 인생에 정답이 있는 줄 알았어. 그 정답대로 살면 잘 살 거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너에게도 요구하며 너를 힘들게 했던 것 같아. 근데 인생에 정답은 없더라. 그냥 나답게 사는 게 정답이라면 정답이랄까.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 그게 완성본인 줄 알았는데 수정본이 당도한다. 아이들의 사촌 누나와 조카들이 보낸 축하 영상까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아기들이 혀 짧은 목소리로 부르는 생일 축하 노래는 별미 중에 별미였다. 우리 집 막내가 그들을 섭외했다나.첫째 아이는 둘째랑 셋째랑 다르게 지극정성 공을 들여서 키웠다. 처음 해보는 엄마의 역할, 잘하고 싶었다. 반듯하게 키우고 싶은 만큼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아이를 엄하게 대했다. 안 되는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런 나의 양육 방식이 더 멀리, 더 높이 날 수 있는 아이의 날개를 자른 것은 아닐까. 마음 깊은 곳에 미안함으로 남아있다.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우리 집 아이들의 근황을 물어왔다. 큰 애의 생일을 둘러싼 에피소드와 함께 나의 '미안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는 세상에 100퍼센트 좋은 것도, 100퍼센트 나쁜 것도 없다고 나를 위로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그럼 암 수술 후 얻은 것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서 장기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 세 남자의 자립 능력 향상.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재미지게 살고 싶다는 삶의 의지를 되찾은 것. 삶의 군더더기를 알아차리는 힘 등등.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제발, 제발 도와달라' 김민재 극찬했던 축구 전설의 오열 (영상) | 중앙일보'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여기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r튀르키예 축구전설 볼칸데미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김건희 눈치보나’ 검찰 소환 여부 놓고 한덕수 총리 말바꾸기 논란한덕수 국무총리가 김건희 여사 검찰 소환 여부를 놓고 말을 바꿔 논란이다. 한 총리가 지난 7일 국회에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건 관련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답변을 했다가 총리실이 해당 사안을 보도한 정치부 기자들에게 연락해 ‘김 여사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기사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보도나 국회 속기록 등을 보면 검찰은 김 여사에게 비공개 소환을 통보했고 김 여사가 이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총리가 김 여사 측 눈치보고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동훈에게 대법원 판결 중요하냐 물었던 '짤' 속에 숨겨진 맥락정치 기사의 대다수는 정치인의 말을 전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상당수 독자는 단순히 정치인의 발언만 전할 게 아니라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맥락을 함께 전해주고 정치·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평가나 해설까지 전해주길 기대한다. 최근 정치에 관심이 높은 시민들 사이에선 인터넷 기사들이 맥락이 잘려있다는 이유로 주요 정치인의 발언 전체 맥락을 유튜브 영상으로 확인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대법원 판결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물었다. 해당 발언에 대해 한 장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첫 차 시간 앞당긴 ‘총리 선물’, 노동자 새벽은 달라졌을까 [프리스타일]르포 취재엔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이 쌓인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늘 있어서다. ‘새벽 만차 버스’로 불리던 146번 버스를 취재할 때도 그랬다. 3년 전 서울시가 청소 노동자를 싣고 달리는 4개 버스 노선을 증차했을 때다(146번 버스는 그중 하나였다). 상계에서 강남까지는 1시간 반, 인터뷰 시간이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 새벽 4시5분 상계동을 출발한 버스는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고, 곧장 유리창에 기대어 눈을 붙이는 이들에게 말을 걸 수가 없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연락처라도 물어봐야지’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간부가 전동드릴로 가혹행위‥상급부대 보고도 안 돼육군부대에서 한 간부가 전동드릴로 병사에게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사는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지만, 상급부대에 보고도 되지 않아 면회 온 가족이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