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익의 노래로 보는 세상] 비틀스 ‘헬터 스켈터’
AP 연합뉴스 너무 당연해서 빼먹었던 걸까? 음악 칼럼을 10년 가까이 쓰면서 비틀스 이야기를 한번도 안 했다니. 비틀스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활동을 접은 밴드지만, 나는 20대 초반에 부모 세대의 아이돌 비틀스에 뒤늦게 빠졌다. 1집부터 마지막 앨범까지 다 모으고 전공 공부하듯 비틀스의 역사와 영향을 파헤쳤다. 좋아하는 노래들은 가사를 달달 외우고 독창적으로 재해석해보기도 했다. 비틀스를 주제로 칼럼을 쓰자면 당장 19개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오늘은 이 노래 이야기만 해보겠다. 화이트 앨범에 수록된 ‘헬터 스켈터’. 일상생활에서 거의 안 쓰는 표현인데, 나선형 미끄럼틀이라는 뜻도 있지만 주로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상황을 뜻한다. 무려 1968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대중음악사에서 묵직한 의미를 지닌다. 이 노래가 헤비메탈이라는 장르의 씨앗이 되었다고 평가하는 평론가들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련의 범죄를 보면서 이 노래가 떠올랐다. 처음 보는 또래 여성을 무참하게 살인한 정유정, 신림역에서 또래 남성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조선,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을 일으킨 최원종과 공원에서 성폭력 살인을 저지른 최윤종. 서로를 전혀 알지 못했던 이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몇 달 사이에 잇따라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맨슨 패밀리의 청년들이 그랬듯 이들 역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였고 외톨이였다. 정신 병력이 있거나 감형을 위해 정신병을 들먹인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 뒤로도 또 다른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인터넷에 수십, 수백 개 이어졌다. 실제로 흉기 난동을 부리다가 검거되는 아찔한 일도 있었다. 충격받은 우리 사회는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헬터 스켈터’ 상태다. 정부에서는 경찰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길거리에 장갑차가 등장하고 대치동 학원가를 무장 경찰이 순찰하는 풍경을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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