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악의가 없기에 서운한 말들을 듣곤 한다. 악의가 있었다면 차라리 화가 날 텐데, 악의가 없기에 괜히 더 섭섭해지고 뭐라 할 수 없는 말들이다. 가령 이런 말이다. '전 가리는 거 없이 뭐든 잘 먹어요.' 너무 뜻밖의 말일까. 실은 나 역시 가리는 거 없이 잘 먹기로 자타공인 일등이었다. 장담하는 거 좋아하...
"전 가리는 거 없이 뭐든 잘 먹어요."실은 나 역시 가리는 거 없이 잘 먹기로 자타공인 일등이었다. 장담하는 거 좋아하지 않지만 감히 일등이라고 말해 본다. 살면서 나만큼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오죽하면 취향이 없다는 것이 부끄러워 억지로 만들어내야 할 지경이었다.
덕분에 뭐든 고유한 맛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 쌉쌀하기도, 은은하게 달콤하기도, 부드럽게 녹아내리기도, 삼키는 순간까지 쫄깃하기도 하던 갖가지 맛들. 오죽하면 지금도 누군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음식을 먹었다 하면, 대번에 나오는 질문이 이거다."어때요? 맛있어요?" 습관이란 무섭다. 동물의 사체를 고리에 걸거나 물에 빠뜨리고 토막 내 먹기 좋게 만든 것이니까. 그 사실을 알아 버렸으니까. 예전이라고 아주 몰랐겠느냐마는 실은 내심 모르고 싶었고, 모르는 데 성공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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