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끝난 뒤에야, 그 관계의 무게를 제대로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무게도. 나를 끌어주던 관계의 사슬이 끊어지면 중력에 완전히 무릎 꿇는 시간이 찾아온다. 나라는 존재가 땅으로 꺼져 들어갈 것처럼 무겁고, 바닥과의 마찰력은 질기도록 강해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다. 의심이 찾아온다. 사실 내 삶을 앞으...
나라는 존재가 땅으로 꺼져 들어갈 것처럼 무겁고, 바닥과의 마찰력은 질기도록 강해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다. 의심이 찾아온다. 사실 내 삶을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은 내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그래서 모임에 가고 싶었다. 결 맞는 사람들 속에 가만히 앉아 숨만 쉬다 오고 싶었다. 하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금 상태로, 1박 2일 행사에 참여하다니. 민폐만 되는 거 아닐까? 가겠다는 말을 못 하고 당일 아침까지 고민하다 우당탕 짐을 쌌고, 버스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집을 나섰다.숲에 도착했을 때, 합을 맞춰 나아가는 악기 소리가 들려왔다. 웃을 수 있으려나, 자신을 못미더워 하며 한 발짝 한 발짝 소리에 다가갔다. 어? 어쩐 일이야! 내 얼굴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악기를 치다 나를 발견한 이들의 얼굴은 놀람과 반가움으로 환하게 피었다. 오늘은 악기 안 치고 구경만 할게. 그냥 보고 싶어서 왔어. 내 말에 처음 만난 친구들도 뭉클한 표정이 되었다.
둥둥둥 낮보다 은근하게 울리는 북소리를 따라 걸어 들어갔다. 밤의 숲길이 끝나는 곳에 하얀 인디언 움막이 있었다. 우쿨렐레 연주에 맞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움막 안에서는 일렁이는 불빛이 빛과 그림자의 경계를 흔들고 있었다. 마치 내가 들어서는 순간에 맞춘 것 같은 노랫말. 어서 와. 환영해요. 어서 와. 환영해요. 그런 나를 보고 다른 친구들이 엄마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게 흐린 시야에 들어왔다. 부끄러워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머리와 어깨와 등으로 부드럽게 쏟아지는 일곱 명의 손길은 마치 태어나 처음 받아보는 것처럼 놀랍고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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