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보며 슬픔 삭였는데…두 번째 딸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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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의 10년] 찌꺼기처럼 남은 우울, 유병화의 10년엄마는 세상과 마주하며 조금씩 움직였다 그해 6월 어느 날 밤, 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400m 남짓 떨어진 집까지 내달리는 동안 유병화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들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였다. 만약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활짝 열린 현관문

그해 6월 어느 날 밤, 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400m 남짓 떨어진 집까지 내달리는 동안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들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였다. 만약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활짝 열린 현관문 밖으로 운동화 한 짝만 굴러다녔다. 집 안에 불은 죄다 켜져 있는데 정작 화장실 문만 잠겼다. 심장이 터질 듯했다. 같이 뛰어온 남편이 숨 고를 틈도 없이 신발장 서랍을 뒤져 열쇠 꾸러미를 찾아왔다. 덜커덕, 열린 문을 밀어제치자은 샤워기 수전을 돌려 물 온도를 미지근하게 맞춘 뒤 뒤 말없이 아이를 씻겼다. 아들이 놀이터에서 처음 술을 마신 날이었다. 같은 일을 겪은 친구들과 함께였다.

2014년 5월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 희생자 합동분향소. 당시 애도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참사 직후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었던 유족들에게는 밤새 떠나기 힘든 공간이기도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경주, 수학여행 갔어? 지금 TV 켜봐. 빨리.”와 300여 명의 친구가 수학여행을 간다며 전날 밤 올라탄 배였다. 급히 딸에게 전화했지만 연결음만 이어지다가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 ’뭔가 큰일이 났구나' 하고 직감했다. 그 길로 택시를 잡아타고 도착한 학교는 몰려든 취재진과 부모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대절한 버스를 타고 진도로 향했다. 집결지인 체육관에 도착하니 경상도로 출장 갔던 남편이 반쯤 넋 나간 채로 아내를 바라봤다.병화는 생존자 명단이 적힌 칠판을 네다섯 번 들여다봤다. 아이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경주, 그 두 글자를 끝내 찾을 수 없었다.

큰딸 경주. 병화는 스물셋이라는 이른 나이에 낳은 맏이를 욕심부려 키웠다.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따라올 것 같아 사이버대에 등록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딸은 공부보다 춤추는 걸 더 좋아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댄스 동아리 활동도 했다. 딸은 엄마의 마음을 따라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어느 날 문자를 보냈다.병화는 ‘아니다. 네가 하고 싶은 것 잘하면 된다’고 응원했다. 딸과 하나씩 찬찬히 해가면 될 것 같았는데… 이별이 벼락처럼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엄마는 영문도 모른 채 먼저 떠난 딸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했다. 여객선은 왜 침몰했는지, 해경은 아이들을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 따져 묻는 집회에 참석했다. 경주가 속했던 2학년 10반 학부모 대표와 유족 모임 심리·생계지원분과장도 맡았다. 한편으로는 화가 모세혈관을 따라 온몸에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몸이 견뎌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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