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길, 이재명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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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정국은 어차피 총선 분위기로 가게 돼있다. 선택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다.

논의는 솔직해야 실체에 닿는다. 핵심은 명확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은 결국 한 지점으로 귀착된다.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정치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지 여부다. 나아가 그가 내년에 막강한 공천권을 행사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할 수 있는지가 그것이다. 다른 논점은 다 솔직하지 않거니와 의미도 없다.

이 대표를 겨냥한 법 집행은 이제 쓰나미처럼 덮쳐들 것이다. 앞으로도 검찰소환과 체포동의를 수시로 요구할 대형 사건들이 최소 3건이다. 용케 또 영장집행을 피한다 해도 기소 후 쉴 틈 없이 법정을 오가야 한다. 오늘 시작되는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재판기일도 격주마다 잡혀 있다. 다 몇 년은 결사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사건들이다. 이 정도면 어느 영장판사든 제1야당 대표 구속의 부담을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탄압수사 주장에 힘이 실리고 이후의 소환 요구와 영장청구에도 얼마간 제동을 거는 효과를 거뒀을 것이다. 그런데 당장 안전한 길을 택해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만에 하나 인신구속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승부수란 원래 위험을 감수하고 던지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선택은 제한적이다. 거대 정당의 운명을 맡길 만한 조건이 아니었음에도 그를 대표로까지 올린 업보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다. 이재명 결사옹위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과감히 결별하든가, 아니면 이 대표에 대한 미련을 잠시 거두고 새 지도체제와 새 분위기로 당을 다시 꾸리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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