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수 기준 1노총이 되자마자 찾아온 이번 사태 이후 민주노총이 나아갈 길을 새롭게 모색하지 않는다면 큰 위기가 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어떤 방법으로 노조 밖 취약계층 노동자를 대변할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일 노사정 합의 등을 논의하는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 들어서는 순간 합의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민주노총 내부 갈등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이 무산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노총의 고질적인 정파 갈등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과 함께 전 조합원 직접투표로 선출된 대표자가 중요사안에 대한 결정권한이 없는 의사결정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합의문에 대한 마지막 추인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올해 12월 위원장 선거를 앞둔 민주노총 내 각 정파의 조직적 이해관계가 이번 사태를 불러온 측면이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월 정기대의원대회 때도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두고 벌어진 갈등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난 4월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 제안마저 임기 종료 전 대화 불씨를 살려 지지세력의 선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대화를 제안하고 민주노총 때문에 무산된 전 과정이 민주노총 내 조직적 이해관계가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노사정이 다 휘둘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형적 의사결정구조도 문제다. 민주노총은 2014년 위원장을 조합원 총투표로 뽑는 직선제를 도입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노사정 대화 복원을 내걸고 당선됐지만 번번이 내부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중집 구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집은 위원장 외에 16개 산별노조·연맹 대표와 16개 지역본부장 등이 동등한 권한을 갖고 참여하는데, 강경 여론은 주로 소속 조합원이 적은 지역본부장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조합원이 투표해서 사회적 대화를 하겠다는 후보가 당선됐는데 일부 조직이 매번 발목을 잡는 것은 상식적인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금의 의사결정구조는 전체 조합원보다 정파 이해를 더 잘 반영하는 구조”라고 했다.
집행부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평소 사회적 대화가 ‘소신’이라고 밝혀왔지만 반대하는 정파나 현장 조합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조합원 사이에서조차 사회적 대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합의를 통해 무엇을 이룰 것인가’보다 ‘합의 자체’에 집착하는 인상을 준 것도 뼈아프다.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넉 달이 지나서야 대화를 시작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시각도 있다. 사회적 대화에서 정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3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내놓은 터라 노사를 압박할 카드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문에 ‘노력한다’ ‘검토한다’ 등 표현이 많이 등장했던 이유다. 노동계는 정부 지원과 연계해 경영계로부터 해고금지를 얻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노조 양보론’에 갇혔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의에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비정규직·알바·일용직·영세사업장 등 노조 없는 취약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꽤 있다”며 “이번 일로 민주노총이 사회적 문제를 함께 책임 있게 논의하고 이행해 나가는 주체로서 불신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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