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3년... 또 통학로에서 아이가 죽었다 스쿨존 통학로 곽지현
우리 마을은 처음 건물들이 지어질 때만해도 '부천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길도 넓고 번듯한 곳이었다고 한다. 시간은 흐르고 현재 일부 구역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이 됐고, 일부 구역엔 신축빌라들이 들어서며 마을에 사람과 차가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길에는 늘 주차된 차들이 늘어서 있고, 특히 아이들이 많이 몰리는 등굣길에는 길 양쪽으로 차들이 세워져 있다. 차가 양방향으로 오가는 길을 아이들과 걷다보면 아슬아슬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마을 여기저기에서 학교로 걸어오는 중에 위험한 길이 많다. 그래도 학교 앞 인도에 다다르기 전 250m는 특히 차도 사람도 많아 보행자에게 너무 위험한 길이라는 걸 시의원도 인정했다. 그런데 갑자기 상가에서 우리를 지켜보던 한 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매일 유치원과 학교를 오가던 아이들이 있는데, 그분 눈엔 왜 아이들이 안 보일까. 안 보인다는 말이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고 규정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화가 나는 일은 또 있었다. 주차된 차들 아래로 이미 노랗게 표시된 80m 길이의 통학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3년 전 위험한 등굣길을 참다못한 양육자들이 상가를 한 곳씩 방문하며, 상가 주인들의 동의를 구해 만들었단다.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멈춰' '피해' '조심해'라고 몇 번이고 소리치던 부모들은 있으나 마나 한 통학로를 보며 허탈했다.
우리가 처음 요청했던 구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간이었지만, 그 정도라도 만족하며 이제 모두 끝났다고 여겼다. 이제 아이들은 안전이 보장된 도로로 통행할 수 있겠고, 아쉽지만 어린이보호구역이 된 이 길만큼은 안전할 수 있겠구나 안도했다. 한 번은 2019년 11월, 도로교통공단 서울특별시지부와 합동으로 '서울시교육청 관할 교통안전시설 점검' 대상에 포함됐었다."언북초교 후문은 동서 방면으로 차량이 많이 통행하고, 급경사로 이루어져 보차사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스쿨존에 대해 논의해야 할 곳이 한 부서로 통합되지 않고 산재해 있는 것도, 스쿨존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 우리 마을에서의 일을 돌이켜 보면, 도로 상황을 논의하려면 도로정책과를 만나고, 통학로에 필요한 도로정비는 도로관리과에 문의해야 했으며, 횡단보도는 경찰서와 논의해야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을 신청하는 것은 또 학교가 논의 대상이다. 그러다 문제해결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보이면 시의원에게 전화까지 해야 했다. 진행 상황을 여기저기 확인하느라 전화를 붙잡고 살았다. 스쿨존의 모든 과정을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합부서가 있다면, 좀 더 적극적인 행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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