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이 나를 덮칠 때, 이 생각은 도움이 됩니다 이미알고있다는착각 지속적인성장 단단한삶의밀도 멈춤 박은정 기자
다시 피아노를 시작했을 때, 한동안 피아노를 치는 사실만으로 좋았다. 주 2회 학원을 오가며 건반 앞에 앉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찼다. 그렇게 체르니와 모차르트 소나타를 다시 치고 소품 위주로 연습을 했다.
이번에는 그동안의 독서경험과 모임을 통해 한결 풍성하게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야 조금이나마 이해한 느낌이었다. 잊지 않기 위해 간략하게나마 후기도 남겨두었다. 다음에 읽으면 또 새로운 것이 보이겠지만 적어도 책을 읽은 시간은 내 것으로 남았다. 생각보다 챙길 것이 많고, 진도도 더디지만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 다양한 연주 버전을 찾아 듣고, 작곡자와 곡의 유래도 살피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연주자의 평전이 있다는 걸 최근에 기사를 쓰면서 알게 되어 구매했다. 바흐를 배우다보니 잊어버린 이론도 다시 천천히 공부하고 싶어진다. 피아노의 시간이 주는 밀도가 한결 촘촘해진 느낌이다. 연습에 갈 때마다 다시 설렌다.14년째 한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몇몇 부서에서 여러 업무를 도맡았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부서별로 하는 일을 파악하랴, 관계도 맺으랴, 일을 배우면서 하루하루 긴장 상태였지만 이제는 많은 것들에 익숙해졌고 웬만한 일에는 눈도 꿈쩍 안 하게 됐다.
언제부터 나는 성장을 멈추게 되었을까? 곰곰히 되짚어 보았다. 안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때, 한계 지어진 업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때, 그리고 어느 순간 일이 몰리는 것에 손해 보는 것 같은 몸을 사리게 된 이후부터인 듯하다. 피아노를 치면서도 기계적인 연습만이 아니라 곡과 관련된 요소들을 살피고 지식을 확장해 나가는 것은 직접적으로 연주에 영향은 주지 않지만, 피아노를 오래 즐기고 성장해가고 있다는 충만감을 주었다. 비록 자발적 취미 생활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회사 일에도 그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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