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결혼식 축사를 읽다 울어버렸습니다 결혼식 부녀 딸 아버지 안영춘 기자
신비의 소녀 1호, 줄여서 신소1에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 제 자식 사랑하는 거라 여겨왔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 털을 보드랍다 한다지 않더냐. 정작 어려운 건 핏줄의 끌림을 조화롭게 다스리는 일일 터였다. 아빠의 그런 신념은 꽤 단단했던지, 이런 일까지 있었다. 어느 후배가 달뜬 목소리로 제 아이가 태어난 소식을 알려왔다. 아빠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제 자식 너무 사랑하는 것도 죄악이다." 그러나 네 삶이 훌륭한 건 아빠의 롤모델이 훌륭했던 덕분은 아니다. 아빠의 교육관은 너희가 아빠의 울타리 안에 머물 때만 유효했다. 울타리 바깥에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무간지옥에서는 아무런 힘도 돼줄 수 없었다. 네가 동시대 젊은이들에 견줘 얼마나 훌륭한 삶을 일궜는지는 알지 못한다. 네 삶의 훌륭함은 네가 스스로 일궈온 데서 비롯되는 훌륭함일 터이다. 그게 얼마나 두렵고 막막한 길이었는지, 아빠는 감히 안다 할 수 없다. 네 곁에서 느낀 공명으로 겨우 짐작할 따름이다.
그러나 네 또래 건장한 남성들이 군 현역으로 복무하는 기간보다 두 배 긴 인턴 생활을 마치고, 넌 헤어디자이너가 되었다. 그 사이 머리카락이 박혀 가시처럼 발을 찔러대는 운동화도 수없이 바뀌었다. 아빠는 안도했고, 자랑스러웠고, 무엇보다 고마웠다.2016년 일이다. 아빠는 너와 신소2에게 '아빠' 대신 '영춘'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었다. 진정한 곁은 호칭마저 나란해야 한다 싶어서였다. 처음에는 둘 다 신나라 했는데, 머잖아 너는 '아빠'로 되돌아갔고 신소2는 여전히 '영춘'이라 부른다. 지난 주말 폭염 속에서 두어 시간 집안 청소를 한 뒤 땀을 쏟으며 네게 머리를 깎으러 갔다. 너는 보자마자 찬물로 아빠 머리부터 헹구고는 이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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