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절차를 밟기 어려운 노약자나 소송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고통받는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와 언쟁을 벌이고 피해 금액을 돌려받는 과정은 전부 개인방송을 통해 알리고 있다.
'사적 제재'란 공공의 권력이나 사법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개인 또는 집단이 범죄자에게 벌을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피해를 구제해주거나 억울함을 갚아준다는 뜻에서 '사적 구제'나 '사적 보복'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대사회에선 질서 유지의 주요한 수단이었던 사적 제재는 이후 사법 체계가 만들어지며 국가가 형벌권 행사를 전담하게 되자 금지되었다.
지난 8일 방송한 KBS1TV '법 대신 나선다!-온라인 사적 제재, 정의인가 일탈인가'편은 디지털 시대에 사적 제재를 하는 사람들과 이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조명했다. 이들은 왜 정당한 법적 처벌 대신 사적 제재를 선택한 것일까?현실에서 사적 제재는 온라인상에서 가장 활발하다. 개인방송 운영자인 이승원씨는 중고차 허위매물 사기, 폭리마진을 당한 피해자를 구제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는 우연히 지인의 중고차 사기 피해 사건을 해결해준 뒤 본격적으로 해결사로 나섰다고 한다. 이승원씨처럼 해결사를 자처하는 개인방송 운영자는 늘어나는 중이다.
법을 넘어선 사적 제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사법 체계의 진행 과정이 느리고 문턱이 높아서다. 한편으로는 법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신이 극에 달한 점도 크다. 2021년 한국법제연구원에서 발간한 '국민법의식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성범죄의 경우 현재의 처벌 수준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여론은 무려 87.7%를 넘었다. 최근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 기준과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대중이 생각하는 법 감정과 현실적 처벌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뜻이다. 무자비한 학대로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의 목숨을 앗아간 양모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를 우편함을 임의로 뒤져서 폭로한 개인방송 운영자 정병곤씨에 대한 대중의 시선도 관대하다. 편지의 무단 공개는 분명 위법한 행위이지만, 공익을 위한 일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드라마 에서 죄인을 지목하고 사법적 판단과 상관없이 직접 응징하는 '화살촉'에서 볼 수 있듯 군중의 분노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음식과 관련한 유명 방송 운영자를 통해 다른 음식점의 메뉴를 표절했다는 폭로를 당한 한 음식점의 사장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전에 악성댓글과 별점테러를 당하며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가게의 평판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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