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광기로 만드는 책다운 책 [2022 행복한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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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광기로 만드는 책다운 책 [2022 행복한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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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책을 접고 붙이는 제본 노하우를 갖춘 인쇄소가 필요했지만 국내 업체를 찾을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인쇄물을 묵혀두고 사방을 뒤졌다. 옛 방식으로 활판 공방을 하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간 곳엔 제본사 두 명이 있었다. 한 사람은 89세였다. 📝김다은 기자

봄날의책 박지홍 대표는 “왜 지금인가?”라고 되물었다. 2022년 출판인들이 뽑은 ‘올해의 출판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소감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30년 차 베테랑 출판인 박 대표의 수줍은 반문은 이어졌다. “올해 출간한 앤 카슨의 〈녹스〉는 분명 매력적인 책이다. 치하의 뜻이라면 출판사가 아니라 책을 주목하는 게 맞다. 10년간 책을 펴낸 봄날의책을 왜 지금 호명했을까? 반갑고 당혹스럽다.” 출판인들은 이렇게 답했다. 봄날의책은 “여전히 책의 가능성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작품성과 책의 물성을 충실히 구현하며” “계산기 안 두드리고 내고 싶은, 내야 하는 책을 거침없이 밀어붙인 뚝심을 가진 출판사”라고. 올해 봄날의책은 〈녹스〉 같은 독보적인 책을 만들 수 있는 ‘유일무이한’ 출판사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황정은 작가는 자신이 진행하는 책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녹스〉를 만든 출판사의 ‘뚝심’을 ‘광기’로 해석했다. 박지홍 대표는 이 말을 다시 정정했다.

시의 느낌을 담은 표지 그림을 고르고 다듬는 과정에 저자인 시인이 동참한다. 글의 온도와 색채를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한 ‘번거로운’ 작업에 다들 기꺼이 손을 보탠다. 박지홍 대표는 봄날의책이 만들고 싶은 책을 말하며 ‘폼 나는 책’ ‘대체 불가능한 책’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올해 마치 10주년을 자축하듯 그의 수식이 딱 들어맞는 책 〈녹스〉가 출간됐다. 〈녹스〉는 캐나다의 시인이자 고전학자인 앤 카슨이 22년 동안 헤어져 지냈던 오빠의 죽음을 애도하며 펴낸 책이다. 책의 왼쪽 면에는 고대 로마 시인 카툴루스의 비가를 번역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 오른쪽 면에는 찢고 오리고 덧댄 오빠의 편지 조각, 우표와 낙서들이 번갈아 나온다. 페이지 번호도, 목차도, 제목도 없다. 출판사에서는 192페이지라고 소개하지만 사실은 기다란 한 장의 종이에 가깝다. 종이 낱장을 한 장씩 풀칠해 이어 붙였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 전체가 아코디언처럼 연결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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