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페미니즘] 리 밀러 : 카메라를 든 여자
초현실주의 영화의 고전인 루이스 부뉴엘의 '안달루시아의 개' 초반부에는 여성의 눈을 면도칼로 자르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남성들이 써내려간 역사에서 여성은 보는 주체가 아닌 대상이 된다. 소외된 '보는 여성'들은 꾸준히 각자의 붓을 들고 싸웠다. 카메라의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를 든 여자들은 화가들이 그러했듯이 눈을 도려내려는 힘과 싸워야 했다.
밀러는 190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취미로 사진을 찍던 사람이라 밀러는 카메라와 친숙했다. 미술을 공부하러 파리로 떠났다가 〈보그〉의 모델로 활동했다. 1929년, 만 레이를 찾아가 사진을 배우면서 그의 모델이 되었고, 협업자이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리 밀러는 만 레이와 함께 새로운 사진 기법을 만들어 그들이 참여했던 초현실주의 예술 운동과 잘 부합하는 사진들을 발표했다. 3년 정도 만 레이와 활발하게 활동했던 밀러는 1932년 그를 떠난다. 공동 제작한 작품의 명의와 관련하여 만 레이와 다툼을 벌이던 중 만 레이가 면도기로 밀러의 사진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는 뉴욕으로 돌아가 스튜디오를 만들어 사진 작업을 계속했다. 그해 뉴욕 줄리앙 레비 갤러리에서 티나 모도티, 라즐로 모흘리 나기, 세실 비튼 그리고 만 레이 등과 전시회에 참여했다. 다음 해인 1933년에는 같은 갤러리에서 리 밀러의 개인전이 열렸다.
그의 수많은 전쟁 사진을 통해 여성의 눈으로 기록한 전쟁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밀러의 사진에는 간호사와 비행기 조종사 등으로 전쟁에 참여한 여성뿐 아니라 무너진 건물 잔해 곁에서 음식을 만드는 독일 여성 등 일반 시민들의 모습도 담겨있다. 밀러는 전쟁 중에 〈라이프〉지의 특파원으로 왔던 세 살 연상의 마가렛 버크화이트를 만났고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찍은 다른 사진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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