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권리] 씻을 곳 찾기 힘든 노숙인들
노숙인을 위한 이동목욕차가 지난 7월20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고가도로 아래 쪽방촌에 서 있다. 쪽방촌 주민, 노숙인,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까지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19년 회사가 부도난 뒤 집도 절도 없이 거리로 내몰렸다.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배진우씨는 서울 서초구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6개월만 버티려고 했던 게 1년이 지났고, 벌써 5년째다. 거리 생활이 길어진 덴 경제난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냄새난다고 곳곳에서 거절당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떨어진 자신감도 한몫했다. ■편의점·식당부터 목욕탕까지 눈총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편의점이나 식당 등 돈을 내고 들어가는 곳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을 때, 그는 ‘씻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처음엔 공중화장실에서 씻어보려고도 했지만 눈치가 보였다. 없는 돈을 털어서라도 목욕탕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이 없어 ‘씻을 공간’이 마땅치 않은 청량리, 숭례문, 을지로입구,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목욕차가 다니며 생필품도 나눠주는 식이다.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1383명이 이용했고, 1대당 일평균 이용 인원은 6.9명이다. 의류나 세면도구 등 위생을 위한 생필품은 여름이 되면 더 늘어났다. 2월에 지원된 생필품은 299개였지만, 8월엔 1092개로 늘어났다. 물론 노숙인을 위한 일시보호시설 등엔 목욕 공간이 구비돼 있지만, 입소 규칙이 까다롭거나 입소 기간이 정해진 곳이 있어 거부감을 느끼는 노숙인들도 있다. 제한이 덜한 곳엔 많은 노숙인이 머물지만, 그만큼 목욕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다. 영등포구 내 노숙인 ‘무더위 쉼터’에서 만난 40대 후반의 최아무개씨는 하던 사업이 어려워져 집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동시에 관절염이 심해져 일용직을 하기도 힘들었다. 최씨의 다리에는 오래돼 보이는 파스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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