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연속기고] 노조법 2, 3조 개정의 의미
2014년 나는 '4만 7천원 이어달리기'에 참여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47억의 손해배상금을 뒤집어썼다는 소식에 모 잡지의 독자가"듣도보도 못한 돈 47억"을 10만명이 나눠서 내자는 취지로 노란 봉투에 4만 7천원을 넣어 잡지사에 보낸 것이 시초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노란봉투법', 즉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 머물러 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2009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14년째 온갖 소송에 시달린다. 그 14년 사이에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는 법알못이라서 '결정'이라는 두 글자가 왜 그런 마술적인 힘을 갖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노조법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쌍용차 노동자들은 대규모 정리해고에 대해 조용히 소송을 걸고 언제 끝날지 모를 법적절차를 가만히 견디고 기다렸어야 합법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합법 노동자'로 살기 정말 힘들다. 반면 사용자는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경찰력을 과다하게 동원해서 기중기에 컨테이너를 매달아 노동자를 위협해도 되고, 한국 기술력과 노하우만 쏙 빼먹은 뒤에 자기 나라로 도망쳐도 된다. 사용자가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고 떠난 자리에 노동자는 남아서 죽고 다치고 사용자의 잘못으로 인한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경영난을 이유로 2018~2019년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가 2022년 4월에 주문 물량이 늘었다며 내보냈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러더니 퇴직 노동자들을 재고용한 지 반 년만에 공장에 불 났다고 청산을 선언했다. 이것만 봐도 사측이 노동자를 멋대로 대충 주워 쓰다가 대충 버려도 되는 무슨 길가의 돌멩이 정도로 취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열받을 수 있다. 이 회사의 모기업은 역시나 외국투자자본인 일본 닛토 그룹이다. 가압류에 이어서 회사 측이 조합원들이 농성 중인 노조 사무실의 수도도 끊었다. 그래서 옵티칼 동지들 생각하면 내가 지금 마음이 좀 많이 급하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중·러 외교장관 18일 회동'...밀착하는 북·중·러?[앵커]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끝이 아닙니다.중국과 러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대법원장·감사원장 ‘관사 의혹’에 권익위 “법령 위반 아니다”국민권익위원회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이른바 ‘자녀 관사 재테크 논란’과 최재해 감사원장의 ‘호화관사 논란’에 대해 법령 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NOT MY PRESIDENT) [박찬수 칼럼]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지지율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진폭이 크다는 게 좋은 건 아니다. 그래도 ‘모두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징표는 된다. 이제까지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모든 대통령이 적어도 명목으로라도 ‘통합과 협치’를 내걸었던 건 그런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다르다. 지지율이 30%대를 맴돌고 있는데도 여기서 벗어나려 애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주정완의 시선] 청년 세대는 ‘봉’이 아니다전문가 위원회가 제시한 연금개혁 시나리오는 겉보기엔 그럴듯했다. 이대로 가면 청년 세대는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에 비해 지극히 불리한 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연금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1964년 이전 출생자는 보험료율 인상의 부담이 전혀 없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백현동 실무자 '정진상, 김인섭 도우라고 직접 지시'...정진상 '사실 아니다'서울중앙지법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성남시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전쟁은 축제가 아니다[주장] 인천시 혈세 27억 들여 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