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있든, 여성이든, 이주민이든 언제나 우리 삶은 노동을 가로지른다. 노동은 교차로에 있다. 모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ㅣ김다은 기자
단식농성장 한편에 생일파티 풍선이 매달려 있었다. 지난 12월11일은 유최안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의 마흔한 번째 생일이었다. 단식 12일 차였다. 생일파티 풍선은 텐트 밖에서 찬바람이 불 때마다 가늘게 떨렸다. 2022년 11월30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인 일명 ‘노란봉투법’ 통과를 요구하며 노동자 여섯 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법 제2조 개정안은 ‘근로자’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위 범위 확대를, 노조법 제3조 개정안은 직접 피해가 아닌 경우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단식농성 중인 노동자는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유성욱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 본부장, 유최안 거통고지회 부지회장과 이김춘택 사무장,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다.
송씨는 20대 때 택배 상하차부터 이삿짐 알바, 인력사무소에서 일을 얻는 일용직 노동 등을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다. “공장에서 일할 때도 계약서를 써본 적이 없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초과근무를 해도 최저임금만 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입대 후 병사 급여명세서라는 것을 받고 깜짝 놀랐다. 시간외 근무를 하면 통상임금의 몇 배를 더 주더라. 그때 수당이라는 것도, 법정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다.” 그는 요즘 노동시간 유연화를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들으며 이 퀴즈를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노동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문제를 출제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한 출제위원 중에는 의외의 인물도 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이창근 사무국장이다. 이 사무국장은 처음 ‘퀴즈쇼’라는 형식을 들었을 때 “뜨악했다”며 웃었다. 차가운 길 위에 선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쇼’라는 이벤트로 전달하는 낯섦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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