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이래 27년째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다. 지난...
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이래 27년째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다. 지난해 상장법인 전체의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8676만원, 여성은 6015만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래 격차가 가장 많이 좁혀졌지만 여전히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산업은 농업, 임업 및 어업이었다.
2007년 농사를 시작한 김은숙씨는 젊은 시절 서울에서 판매직으로 일할 때는 임금 차이가 없었는데 횡성에 와 농사를 시작하니 성별에 따라 임금 차이가 커서 놀랐다고 했다. 김씨는 “이제 힘 쓰는 일은 기계가 많이 하고 고추따기 같은 밭일은 여자들이 더 잘하는데 남자라고 일당을 많이 주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기계화율이 99%에 이르는 논농사와 달리, 63%에 머물러 있는 밭농사는 여전히 인력이 많이 투입된다. 논농사를 주로 했던 남성은 밭농사를 해도 여성보다 일당을 많이 받았다. 한 센터장은 “남성은 노동시장에 많지 않은데도 지역 인식은 남성이 여성보다 일당이 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남성이 100이면 여성은 60 정도 받는다”고 말했다.
현장 전문가와 젠더 전문가, 공무원이 3각 체계로 움직이는 ‘젠더 거버넌스’가 중요했다. 횡성군은 2020년 6월부터 군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젠더 이슈를 발굴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장 전문가가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젠더 정책을 발굴하고 젠더 전문가들이 자문을 제공했다. 공무원들은 성인지적 정책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현장 전문가였던 한 센터장, 젠더 전문가였던 유은주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 행정 담당이었던 박은정 횡성군 전 여성가족팀장은 모두 “젠더 거버넌스 3각 체계가 유기적으로 돌아갔던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간담회 이후 성인지적 정책 개선안 실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선 “문제의식에는 동의하나 현재로선 행정이 아닌 민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정리됐다. 횡성군이 직접 임금격차 해소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모두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다. 박은정 팀장은 군청 사업으로 추진 가능하다고 봤다. 오히려 박 팀장은 “행정 입장에서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1997년 임용된 박 팀장은 9급부터 7급까지 승진할 때마다 여성팀에 배치돼 전문성을 쌓아왔다. 유 교수는 간담회 때 “박 팀장이 군에서 할 수 있다”고 했을 때 놀랐다고 했다. 그는 “행정의 그간의 관행으로 봤을 때 성별 임금격차 문제를 군에서 해소하는 방식은 ‘후순위 사업’이자 ‘안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횡성군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사업을 ‘공공 일자리 사업’으로 끌어오는 방법을 구상해냈다.
실제 임금격차를 줄인 것은 아니라는 한계도 지적된다. 유 교수는 “군 예산으로 성별 임금 격차를 잠시 보전하는 방식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징성은 작지 않다. 그는 “농촌에서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시도했다는 상징성이 커서 타 시·군에 확산되길 바랐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횡성군 인력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외국인 노동자가 부족해 일당이 계속 올랐다가 지금은 12만원 선이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성별 임금격차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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