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미간 주름에 보톡스 주사를 맞았습니다 미간주름 외면의아름다움 내면의아름다움 보톡스 사십대 허윤경 기자
아직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간간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갓난아기는 낮잠을 자고, 나는 책을 붙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던 초여름 오후였다."엄마, 화났어?" TV를 보고 있던 큰 아이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라고 답하자"그런데 왜 그렇게 인상을 팍! 쓰고 있어?" 하고 다시 물었다."엄마가? 아닌데? 그냥 책 보는 건데?" 멋쩍은 손길로 미간 사이 움푹 파인 주름을 만졌다."아, 이거? 그냥 원래부터 있는 엄마 주름이야."
마흔이 넘으면서 피부 재생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위기의 순간이다. 외면이 이 지경인데 지금 내면의 아름다움을 논할 때가 아니다. 책은 잠시 접어두고 당장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동네에 전문의가 진료하는 피부과가 생겼다던데. 고민할 새도 없이 덜컥 예약을 잡았다. 어렸을 때 앞니가 톡 튀어나와 있었다. 주위에서는 다들 괜찮다고, 심지어 엄마는 앞니 때문에 더 귀여워 보인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남의 치아에는 관심이 없었을 테고 엄마는 교정하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그렇게 말한 게 아닐까 싶다. 어느 순간부터 이가 가지런한 사람을 보면 부러웠다. 누굴 만나든 상대방의 잇속이 가장 먼저 보였고, 이야기하거나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리는 버릇이 생겼다.
치아 교정은 치료에 가깝고 보톡스 주사는 미용에 가깝다고 생각하면서. 겉모습보다 내면을 가꾸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겉모습을 신경쓴다고 내면의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왜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를 일이다.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예뻐지는 게 뭐 어때서! 사실 치아 교정을 하고 미간에 주름 좀 편다고 해서 예뻐지지는 않는다. 예쁨은 타고 나는 게 맞다. 다만 자신감이나 만족감은 얻을 수 있다. 치아 교정을 한 뒤로는 웃을 때 손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 언제나 활짝 웃는다. 가지런한 이를 한껏 드러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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