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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 기간 중 부대행사를 진행하는 시청 앞 광장을 찾았었다. 행사 홍보관 사이로 다양한 업체의 홍보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공짜는 무엇이든 기분 좋게 하지만, 영화 티켓을 비롯해 커피, 음료, 주류와 백화점 포인트 상품권 등의 경품에는 더위로 풀린 눈도 잠시 번쩍 떠지게 했다. 사...

지난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 기간 중 부대행사를 진행하는 시청 앞 광장을 찾았었다. 행사 홍보관 사이로 다양한 업체의 홍보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공짜는 무엇이든 기분 좋게 하지만, 영화 티켓을 비롯해 커피, 음료, 주류와 백화점 포인트 상품권 등의 경품에는 더위로 풀린 눈도 잠시 번쩍 떠지게 했다. 사람들이 유독 길게 늘어선 부스는 역시나 모두가 탐을 낼 법한 경품이 걸려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경품이 크던 작던 SNS 계정 등록이 필수였다.

요즘의 성격유형분류에 따르면 극 'I'가 가질법한 마땅한 결론이었다. SNS라는 것이 순간적이며 '행간이 지워지고 문맥이 잘린 채 전염 증식하여 구천을 떠도는 각종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그 자리 그 순간에 영원히 결박되'기에, 텍스트가 왜곡되어 영구히 박제되는 상황을 본능적으로 기피한 건지도 모르겠다.구병모 소설 은 8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호의가 악의로 돌아오는 사연, xy 염색체의 폭력성, 바르게 사는 게 오히려 바보가 되는 세상, 불행 포르노 등 주로 여성을 중심인물로 내세운다. 더불어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 실존적 불안, 다가올 시대의 윤리 등에 대해 나름의 답을 제시'한다. 시각 또한 예사롭지 않다. 현실적이며 깊다. 구체적이고 다층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감정까지 세밀하게 풀어내며 감탄하게 한다. '단 하나의 문장'은 단지 하나의 의미가 아니다.

거기에 품평하듯 바라보는 눈길들과 시골에 젊은 부부가 들어오게 된 사연을 파고드는 이웃들 사이에서 정주가 느끼는 불안과 불편함을 작품은 밀도 있게 담아내며 농촌 사회의 존재로 버텨내기 위한 정주의 소모적 노력들을 그려낸다. 단지 커피가 필요했을 뿐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파된 발언은 정주에게는 상황 자체가 모욕이다. 게다가 친구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해 보지만, 그녀의 안녕하지 못함에 오히려 안도하는 듯한 목소리에는 지독한 무신경과 고소함이 담겨 있다. 산후조리원에서 정주는 모든 면회를 차단하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일자리를 찾는다. 남편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 남편과 자신을 향해 근거 없이 부풀려질지도 모를 소문을 차단하기 위해 애쓴 그간의 노력은 허상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마을로 돌아가지 않기로 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소문의 중심에 선 당사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푸르고 싱그러운 농촌의 자연과 어울리는 음악이 흐르는 풍경은 없었다. 감정은 이성을 무력화시켜 때론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지만 이성이 감정을 압도하는 순간 인간성은 사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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