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들어가면서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면서도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으면 11월 대선이나 연말까지는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 경제 상황)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규 하나은행 PB부장은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지점장은 '높은 수준의 금리 인하는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의 공포 , 전문가들이 본 자산시장 피난처 ‘ R의 공포 ’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격을 맞았다. 인공지능 붐과 경제 성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미 증시는 최근 경제 및 고용 지표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전 세계 증시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패닉셀을 부른 ‘검은 월요일’ 폭락 사태는 빠르게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불씨는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던 ‘경기침체’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고 진단한다. 1일 발표된 미국의 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4000건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첫째 주 이후 최대치다. 7월 실업률은 4.3%로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는 ‘ 샴의 법칙 ’까지 발동됐다는 소식에 시장은 발작했다. 샴의 법칙 은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이 1년 전 저점보다 0.5%포인트 이상 오르면 경기침체가 닥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국내·외 증시는 언제쯤 다시 고개를 들까. 가장 긍정적인 단기 회복 시나리오는 28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2분기 ‘깜짝 실적’ 발표다. 이번 폭락장의 중심에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가 있기 때문이다. 5일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4.82% 떨어졌고, 엔비디아는 6.36% 하락했다.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부담에다 AI 거품론이 부각된 탓이다. 증권가에서 빅테크 기업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실적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주가 조정을 거친 엔비디아의 실적이 살아있음이 확인되면, AI 과열 우려도 수그러들며 ‘V’자 반등이 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원호 KB증권 지점장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같은 큰 틀은 변함이 없는 만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시장의 충격이 잦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폭락 원인이 복합적이다 보니, 해법 찾기도 난해한 형국이다. 전문가들의 자산 운용 묘수도 엇갈린다. ‘진격론’과 ‘후퇴론’이 맞서고 있다. 김 PB부장은 “지난 검은 월요일, 한 고객은 60억원을 대형 우량주에 모두 베팅했다”며 “널뛰기 장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교과목 국·영·수와 같은 주도주로 중심을 잡고, 조정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는 AI와 반도체 등 주도주의 저가 매수 전략을 주목했다.반면, 조정장에선 주도주와 거리 두기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경기가 부진하면 첨단기술에 대한 수요와 투자 기대는 약해질 수 있어서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빅테크 한두 종목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라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반등 때마다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신 필수재나 헬스케어 등 경기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의 수요가 보장되는 종목들을 살펴볼 것과 현금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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