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마지막 모토

대한민국 뉴스 뉴스

국정원의 마지막 모토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hankookilbo
  • ⏱ Reading Time:
  • 57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6%
  • Publisher: 59%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원훈(모토)은 국정원 상흔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의 첫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국정원장 재임 시절 특수활동비 6억 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지원한 혐의를 받은 남재준 전 원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8억 원을 건넨 이병기 전 원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6번째 원훈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를 최근 공개했다. 1961년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설립되며 만든 첫 모토와 같다. 직원 설문조사에서 절대다수가 첫 원훈의 재사용에 찬성했다고 한다. 당시 원훈석을 찾아내 본관 앞에 재설치한 국정원은 ‘복원’이란 표현을 썼다. 작년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바꾼 문재인 정부와는 절연 선언이다. □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원훈은 국정원 상흔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정치개입 단절을 내세워 모토를 바꾸었다. 문 정부는 원훈을 ‘신영복체’로 새긴 것이 교체 이유로 작용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한 고 신영복 교수 글씨체가 조직 목적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제 국정원에는 모두 5개의 원훈석이 서 있다. 본관 앞 현 정권이 세운 것과 과거 정권에서 사용되다 청사 숲 한 켠으로 밀려난 4개다. 원훈 교체가 개혁, 단절, 환골탈태의 왕도가 아님을 시위하듯 보여주는 장면이다.

□ 바뀐 원훈이 더는 바뀔 일 없는 마지막 원훈이 되기 바라는 간절함은 국정원이 더할 것 같다. 국정원은 늘 권력에서 멀어지겠다고 했으나 늘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모사드처럼 실력으로 거듭나는 것도 급하지만 정치의 덫에서 벗어나는 데는 권력의 단절 의지가 우선이다. 이번에도 군불이 지펴지는 걸 보면 한바탕 태풍이 몰려오는 것 같다. 1급 부서장 27명 전원이 대기발령 조치로 직무에서 배제됐고, 내부 인사명령의 번복 잡음도 들린다. 대대적인 내부감찰은 이전 정부 활동의 위법성, 특수활동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 첫 모토를 만든 JP는 회고록에서 그 뜻을 “숨은 일꾼으로 익명의 열정에 충실해야 한다는 다짐”이라고 했다. 누가 몰라줘도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게 정보기관 본연의 일이다. 일각에선 ‘양지를 지향한다’는 문구가 목에 걸린다고 한다. 음습한 방식으로 정권 호위에 가담했던 과거를 연상시킨다는 얘기다. 상용자해는 지향의 ‘향’을 갑골문에 근거해 창문과 신에게 바치는 기도문을 보관하는 그릇을 본뜬 글자라고 해석했다. 이번엔 정말 우려를 씻고 신을 맞이하듯 국가를 위해 조용히 헌신하기 바란다. 댓글 쓰기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지평선 구독 구독이 추가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hankookilbo /  🏆 9.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사설] 우려되는 국정원의 행보[사설] 우려되는 국정원의 행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우려되는 국정원의 행보[사설] 우려되는 국정원의 행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6월 마지막 휴일 '후텁지근'…워터파크·해변 '북적' | 연합뉴스6월 마지막 휴일 '후텁지근'…워터파크·해변 '북적' | 연합뉴스(전국종합=연합뉴스) 6월의 마지막 휴일인 26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의 해수욕장과 워터파크에 인파가 몰렸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완도서 사라진 광주 초등생 일가족…30대 부부는 직업 없었다완도서 사라진 광주 초등생 일가족…30대 부부는 직업 없었다가족의 마지막 생활반응은 지난달 31일 오전 4시쯤입니다.\r완도 초등생 가족 실종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맹정호 서산시장의 마지막 인사 '깨어있는 시민 되겠다'맹정호 서산시장의 마지막 인사 '깨어있는 시민 되겠다'맹정호 서산시장의 마지막 인사 '깨어있는 시민 되겠다' 서산시 맹정호이임식 맹정호서산시장 신영근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27 21:5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