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되는 국정원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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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국정원 내부 길들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2일 본부 1급 보직국장, 지역지부장 27명을 전격 대기발령했다. 고위직을 대상으로 일괄사표를 받은 후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던 통상 관행과는 달리 아예 대대적인 교체를 위한 선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정부가 바뀐 이상 국정원의 주요 인사에 변화를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주의 깊게 봐야할 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남북정상회담을 윤석열 정부의 새 국정원이 과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된 과정이나 문재인 정부 초기 구성된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 활동의 위법성을 날카롭게 파헤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내민 불법적 대가가 있다거나 북에 건네진 USB 내용의 부적절성을 밝힐 것이라는 등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하면서 진작부터 남북정상회담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여론몰이를 등에 업고 국정원이 사실상 행동대장 역할을 자임해 움직인다면 매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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