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치러진 수능 모의고사 평가에서 수학 1등급의 98.6%, 국어는 71.4%, 영어는 72.2%를 이과 학생이 차지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문과와 이과반이 따로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수학의 경우 미분과 기하를 택하면 이과, 확률과 통계를 택하면 문과로 분류된다. 공부 좀 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이과를 택하고 있다. 문과적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치러진 수능 모의고사 평가에서 수학 1등급의 98.6%, 국어는 71.4%, 영어는 72.2%를 이과 학생이 차지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문과와 이과반이 따로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수학의 경우 미분과 기하를 택하면 이과, 확률과 통계를 택하면 문과로 분류된다. 공부 좀 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이과를 택하고 있다.
글을 다루는 기자는 오랫동안 가장 ‘문과적’ 직업의 하나로 인식되어왔다. 여전히 신입 기자 중에는 문과 출신이 많다. 그러나 최근의 입시 결과는 사실과 개념을 글로 표현하는데 소질이 있는 인재가 이공계열에 더 많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학력과 문장력이 평균적으로 일치한다고 보면 그렇게 무리한 가정이 아니다. 신문사 입사에서 공대 출신이 주류를 점한다고 한들 이상하지 않다. 물론 공대 출신이 직장으로서의 신문사에 매력을 느낀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지만. 문과적 소양으로 충만한 엘리트가 정치를 맡던 시대는 사실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오늘날 국제질서의 틀을 기초한 17세기 베스트팔렌 조약,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 질서를 복구한 빈 체제 주도자들은 당시 유럽의 귀족계층이었다. 헨리 키신저는 저서 ‘리더십’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귀족주의 정치가와 외교관 등이 승전국과 패전국을 가리지 않고 만나, 민주주의의 소란과 다툼이 없이 예의와 품격을 갖추고 논쟁을 벌이면서 모두가 합의한 근본에 따라 체계를 구성할 수 있었던 위트레흐트조약과 빈조약의 시대는 갔다.” 귀족들 전유의 문과적 교양력이 세계를 굴러가게 하던 시대는 19세기에 끝났다.
나는 22대 한국 국회의원들의 평균적 교양력을 1대 제헌의회 의원들과 비교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들이 나눈 토론의 논리와 언어 수준, 문장력 등을 비교하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나는 국회의원 교양력이 1대 부터 22대까지 꾸준히, 점진적으로, 일관되게 하락해 왔을 것이라 짐작한다. 1대 제헌국회 의원들은 대부분 귀족적, 한자적 교양력으로 충만한 지적 배경을 보유하고 있었다. 22대 의원들의 인격과 지성을 거기에 대면 대학생과 초등학생 차이쯤 될까.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직업을 잘못 택한 것 아닌지 [노원명 에세이]국민의힘이 독립기념관장 임명 및 광복절 논란과 관련해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총 5건이다. ‘국민통합의 정신을 기리는 광복절 경축식이 되어야 합니다’(8월11일 한지아 수석대변인) ‘광복절 경축식은 국민통합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8월14일 곽규택 수석대변인) ‘‘친일 선동’으로 국민 속이고 국정을 흔드는 민주당의 행태야말로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노원명 칼럼] 2024년 광복절, 그리고 '밀정'李광복회장은 무슨 자격으로'밀정'같은 막말 함부로 하나대한민국은 조선과 달라서난폭·억지로 정의 못 세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오후에 더 잘하는 스타일, 더 좋은 레이스 할 것”…예상 외로 예선서 고전한 김우민의 당찬 다짐 [파리 올림픽]“오후에 더 경기를 잘하는 편이다. 더 좋은 레이스를 할 것이다.”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다소 고전한 김우민이 결승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김우민은 27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4조에서 3분45초5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김우민은 길례르미 코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같은 4강 진출인데…임애지는 메달 확정, 신유빈은 1승 더 왜?한국 복싱 국가대표 임애지(25)와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20)은 1일(현지시각) 나란히 파리올림픽 개인전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임애지가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메달을 확정한 것과 달리 신유빈은 아직 1승을 더 해야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올림픽]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첨단 스포츠장비, 핵심은 석유화학(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26일(현지시간)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24 파리 올림픽'의 막이 오르면서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도전하는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왜 남의 일기를 읽느냐고? 이래서 읽는다누군가는 말한다. 남의 일기를 왜 읽느냐고. 프랑스어로 시험하다는 뜻 그대로, 가볍고 자유로운 글로 태어난 게 에세이(Essai)다. 최초의 에세이로 흔히 언급되는 몽테뉴의 부터가 '시도들 모음집'이란 뜻을 가졌고, 이후 발표된 유명 에세이 가운데도 별 의미 없이 쓰인 토막글이 수두룩하다. 프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